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대화하고 소통하는 독서,
Human Library

에디터: 김선주
자료제공: Human Library

빌린 책을 집에 가져갈 수도 없고, 예약하지 않으면 읽을 수도 없으며, 그나마도 대출 시간이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도서관이 있다. 무슨 이런 도서관이 다 있나 싶지만, 전 세계 5대륙 85개국에서 운영되고 우리나라에도 10여 곳이 있을 만큼 널리 퍼져 있다. 이 의문스러운 도서관의 이름은 바로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다.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는 것은 같지만 다른 도서관과 달리 특별한 점은 ‘책’이 종이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연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골라 열람을 신청하면, 사람책과 정해진 날짜와 장소, 시간에 만나 그의 삶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대화가 곧 독서인 셈이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론니 애버겔이 대화를 통해 편견과 고정관념을 없애고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시작한 도서관이다. 발간하는 책들은 시각장애인, 성소수자, 노숙자 등 직업이나 정체성, 생활방식 등의 이유로 오해와 차별에 노출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독자는 일반화된 책 제목 뒤에 숨겨진, 평소에는 절대 대화하지 않던 사람들을 발견하고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들과 눈을 마주보며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면서 편견에 도전하는 대화를 만들어간다.
직접 만나 묻고 대답하는 독서 방식은 누구나 (사람)책을 열람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책을 쓰지 못하는 사람도 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책을 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주제들을 비난받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안전한 장을 만들어준다. 이러한 특별한 독서 경험을 통해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 공감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April19_LivingwithBooks_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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