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Design 책 속 이야기: 디자인

WorkScape, 달라지는 일터의 풍경

에디터 :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 자료제공 : 게슈탈튼 © Gestalten

이제까지 우리가 “무슨 일 하시나요?” “일터가 어느 동네인가요?”라는 질문을 해왔다면 지금부터는 “당신의 일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공간 철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사람들의 성격과 사고방식이 모두 제각각이듯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일터의 풍경 또한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장소에서 일을 잘하는가? 조용한 사무실 책상? 온갖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 두 발을 들어 올리고 반쯤 누운 편안한 소파? 아니면 숨 막히는 자연의 풍경이 펼쳐진 미니멀한 공간? 사람마다 일에 집중할 수 있고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은 각각 다르다. 여러 사람과 좋은 분위기에서 협동할 수 있어야 하는 반면 사생활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예전에 좋은 직장의 기준이 고액의 연봉을 주며 사무실에 사람들을 가득 메워 개미처럼 일을 시키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좋은 직장의 기준은 얼마나 노동을 위해 근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지,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 멋진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지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격려하는 것에 달렸다. 19세기 후반 자동차의 제왕 헨리 포드Henry Ford가 처음으로 자동차 조립 라인을 선보였을 때, 포드 또한 노동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애초에 이루어졌던 산업혁명과는 달리 포드의 포디즘(산업사회에서 대량생산의 조립 체계를 만들어 낸 포드의 이론)은 사회경제와 일을 급진적으로 연결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대량생산에 박차를 가한 시스템 모델은 노동자들이 어떤 파트에서 무엇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에 더욱 세심히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로써 세심하게 나뉜 노동 분야에 전문 기술자의 심리가 융화되면서 단순 노동자와 원하는 작업을 하는 노동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포디즘의 추종은 고도의 효율성을 지닌 칸막이 문화를 배양했다. 또한 공장에서 탄생한 노동의 힘이 점차 기계화됨에 따라 사무실로 옮겨지며 노동자와 그들이 생산한 제품 사이 비판적인 관계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제품의 쇠퇴는 수명이 짧은 일회용 제품 서비스 기반 경제의 부상과도 관련 있다. 일터는 쿠키 커터cookie-cutter처럼 특성 없는 책상들과 형식적이고 관료적인 회의로 채워졌고, 비즈니스의 내부 업무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지속된 기계적 동일성은 노동자들의 혹사와 소진이라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창조성과 다양성의 배양 대신 일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시되자 노동은 단조로워졌으며 익명의 것으로 전락했다. 한때 일은 한 사람의 경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한 사람의 직업적 삶을 정의하는 것이었다. 포디즘의 절정기에는 장기간의 사업 관계에서 생긴 노하우 덕분에 피고용인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나아가 고용주에게 헌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제적인 아웃소싱과 프리랜서들의 활약, 그리고 기업 구조의 파괴로 직업은 단기간의 평균 매출액을 결정짓는 요소로 빠르게 변했다. 이제 각각의 직무는 단순한 디딤돌의 역할을 할 뿐이지만, 비즈니스와 직원과의 관계는 점점 더 추상적이고 독특한 것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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