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 메잔 도서관 Bibliothèque Méjanes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프랑스 남부의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미스트랄Mistral이라는 이름의 바람이 분다. 태양이 따사롭게 도시를 비추면 황금색을 머금은 도시의 건물들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들도 온화하다. 그러니 우중충한 비와 먹구름을 안고 살아야 하는 주변 도시들이 질투할 수밖에. 주변 도시들이 미스트랄이라는 바람을 모아 엑상프로방스로 보내면 도시는 온종일 바람에 나부낀다. 올리브나무들도 아름다운 색을 드러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러한 바람을 온종일 맞은 날은 기분 좋은 고단함에 단잠을 잘 수가 있다. 문득 이 아름다운 도시의 도서관이 궁금해졌다. 프랑스인들의 책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축복받은 날씨와 태양 빛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좋아할까? 이곳의 도서관은 어떤 분위기를 가진 공간일까?

이곳은 테마파크일까, 도서관일까? 길거리 한복판에 거대한 책 세 권이 서 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또 자랑스러워 하는 작가들의 작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그리고 몰리에르의 『상상으로 앓는 사나이』가 바로 그것이다. 이 거대한 책들은 행인의 호기심을 발동시켜 발걸음을 도서관 내부로 이끈다. 이 도서관은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곳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이 안에서 책과 연애를 한다.

메잔 도서관은 엑상프로방스의 시립도서관이다. 중세 12세기부터 15세기에 관해 마르키스 드 메잔이 기록한 자료 6만 권과 1871년부터 1944년 사이에 나온 모든 신문이 이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엑상프로방스의 귀족이었던 이 위대한 애서가는 1788년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방대한 서재를 엑상프로방스 시민들에게 기증했다. 메잔 도서관은 1810년 설립 당시 마을회관에 있었다. 1989년에 이르러 예전에 성냥 공장으로 사용되던 큰 건물을 도서관으로 개조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도서관이 위치한 길의 이름도 예전 공장 자리를 상징하듯 ‘rue des Allumettes’, 즉 ‘성냥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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