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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예술의 도시에서 독서를,
아를과 아비뇽 책방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아를 Arles
도보로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프랑스 남부의 도시 아를, 하지만 이 작은 도시에는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2500년 전 로마 시대 유적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며 남긴 발자취. 매년 여름이면 아를은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로 한바탕 축제 분위기가 된다. 프랑스의 메이저급 출판사인 악트쉬드Acted Sud의 본고장이자 음반회사로 더 유명한 하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도 이곳 아를에서 만날 수 있다.

아비뇽 Avignon
아를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비뇽, 아를과 마찬가지로 론 강을 옆에 끼고 있는 이 도시는 도시 전체가 유적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곽에 둘러싸인 도시 한가운데는 14세기와 15세기 사이에 교황이 머물던 교황청이 있다. 당시 책 인쇄 사업을 시작한 교황청은 인쇄 본거지를 아비뇽으로 삼았다. 따라서 출판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아비뇽은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매년 여름 세계 극장 페스티벌이 이곳에서 열리며, 아비뇽 빛 축제 또한 도시의 자랑거리다.

오프프린트 Offprint
조용한 클로와트르 가에서는 시선을 끄는 기괴한 구조로 된 집을 만날 수 있다. 아치형 천장과 오래되고 묵직한 돌과 현대적이고 가볍게 느껴지는 목재의 조화는 이곳이 심상치 않은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서점 중앙에는 또 하나의 의미심장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유르트처럼 둥그렇게 둘러싸인 이 조형물 안에는 책들이 꽂혀 있어, 마치 책에 둘러싸이는 느낌을 받는다. 이 작품은 여러 예술가에 의해 제작된 공동 작품이며, 이 안에 전시되는 책들은 모두 그들의 작품집들이다. 국제 사진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 아를이라서일까, 고품질의 프린트 아틀리에까지 병행하는 오프프린트는 사진과 순수미술 작품집들을 주로 판매한다. 오프프린트에서 직접 제작하는 독특하고 멋진 작품집들도 이곳에서 꼭 구경해보아야 할 요소 중 하나다. 독특한 공간은 전시장의 형태와 닮아 실제 책을 사지 않고도 작품들을 마음껏 구경하다 떠날 수 있다. 서점 안은 책상도 마련되어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전시되는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14, rue du Cloître, 13200 Arles
www.offprint.org
Upcoming events
Offprint Fair—Paris, Beaux—Arts de Paris, 10—13 November 2016
Offprint Fair—London—Tate Modern—2017

하모니아 문디 Harmonia Mundi
하모니아 문디는 1986년에 아를에 자리를 잡은, 현존하는 클래식 음악 독립 음반사 중 가장 오래된 회사이자 출판사다. 주로 클래식 음악과 세계 음악 음반을 제작하며, 서점 역시 음악에 관련된 책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현재 아를에 위치한 서점은 약 10년 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서점의 큰 쇼윈도에는 새 책들과 음반들이 진열되며 사진 페스티벌 기간에는 사진 도록들이 대거 전시되기도 한다. 음악 전문회사의 서점이지만 일반 문학 서적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문학 서적, 순수미술, 여행 등 다양한 문화 관련 서적들이 있으며, 작가와 에디터를 초청하여 책 이야기를 하는 모임과 전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하모니아 문디에서 나오는 음반에 관한 카탈로그를 대거 만날 수 있는데, 이 카탈로그만 모으는 수집가들도 있을 정도다.
3-5, rue du Président Wilson, 13200 Arles
www.librairie-paca.com/Arles/Forum-Harmonia-Mundi

라 리콘 La Licorne
라 리콘은 만화와 중고 비닐 디스크 전문 서점이다. 이곳은 절판되거나 희귀한 만화 혹은 초판 발행된 골동 만화책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전국의 만화광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이곳에 모여 시간을 보낸다. 또 시리즈로 발행되는 만화 전집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수집가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약 1만 종의 만화책들과 만화 캐릭터 상품, 만화광들을 위한 장난감, 포스터와 판화작품, 작가의 오리지널 데생 등 수많은 상품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탱탱 오리지널 시리즈와 골동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시리즈, 블레이크와 모르티머 등 유럽 만화 주인공들의 초판본이 전시되어 있으며, 4,000여 장의 중고 비닐 디스크 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되니 만화 덕후들은 꼭 한 번 방문해보면 좋은 장소다.
62 rue des Fourbisseurs, 84000 Avignon
www.la-licorne-bd-occasion-avignon.fr

악트 쉬드 Actes Sud
악트 쉬드는 1978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출판사다. 1983년에 본사를 아를로 옮긴 후 이 출판사는 큰 성공을 거듭해왔다. 좋은 에디션 작업은 물론이고 유쾌한 질감의 종이 선택과 고급 인쇄기술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악트 쉬드의 외국 문학전집 시리즈는 유럽 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현재 출판사의 아이콘 역할을 하고 있다. 악트 쉬드는 프랑스 주요 도시 4곳에 일반 서점을 오픈했다. 아를과 마르세유, 파리 그리고 칼레인데, 아를의 서점은 300㎡ 크기의 공간으로 약 4만 종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음반 코너와 카페 레스토랑도 마련되어 있다. 서점은 영화관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은 악트 쉬드에서 출판된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채택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영화 상영일에는 이곳에서 작가와 배우, 감독들이 모여 콘퍼런스를 열기도 한다.

Place Nina Berberova, 13200 Arles
www.librairieactess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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