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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Well, LEGO

에디터: 유대란
사진: LEGO Media Library

어른이라서 좋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누구의 허락 없이도 밤늦게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 또 하나는 마트 바닥에 드러누워 사지를 휘저으며 생떼를 부려야 얻을 수 있던 레고를 내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공감하는 어른들이 꽤 많을 거로 예상한다.
한 경제지는 전 세계인의 소파 쿠션 밑에 깔린 레고 블록이 약 100억 개, 진공청소기 안에 갇힌 블록이 30억 개 정도일 거라고 했다. 레고가 한 해 생산하는 블록이 30억 개가 넘는다니 억측이 아닐 것이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레고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남녀노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20세기 최고 장난감의 탄생
브랜드는 작명이 중요하다. 이름이 뭐든 그 브랜드가 성공하면 멋있게 들리고, 망하면 이름도 멋있지 않게 느껴진다지만 이름이 성공에 일조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 브랜드들이 꽤 있다. 레고도 그중 하나다. 네 글자로 이루어진 ‘LEGO’는 발음하기도 쉽고, 철자도 간단해서 알파벳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언어권에 속한 사람이든 ‘레고’를 잘못 발음하거나 읽기 어려워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레고’라는 이름은 의미적으로도 제품의 기능을 포괄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레고의 창립자 올레 커크 크리스찬센은 ‘잘 놀다play well’라는 의미의 덴마크어 ‘Leg Godt’로부터 ‘레고’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름을 지을 땐 그 자신도 몰랐다는데, 절묘하게도 ‘lego’는 라틴어로 ‘나는 조립한다’라는 뜻도 지닌다.

올레 커크 크리스찬센은 덴마크의 빌룬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다가 1932년 작은 회사를 설립해서 사다리, 다리미판, 스툴, 나무 장난감 등을 만들었다. ‘레고’라는 이름이 탄생한 건 2년 뒤인 1934년이었다. 아이들이 좋은 놀이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이름이었다. 그의 아들 갓프레드도 아버지를 돕고 있었다. 1940년대에 업체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도 늘자 크리스찬센은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를 영국에서 수입해 플라스틱 장난감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신소재였던 플라스틱이 여러 제조 분야에서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크리스찬센은 자신이 만드는 플라스틱 장난감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마침내 1949년에 우리가 알고 있는 레고 블록의 원형인 ‘오토매틱 바인딩 브릭automatic binding brick’이 탄생했고, 1950년대에는 블록을 조립해 여러 모형을 만들 수 있는 세트가 연이어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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