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오덕’ 아이러니와 기자적 글쓰기, 작가 장강명

에디터: 유대란 /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표백』으로 잘 알려진 장강명 작가는 신작 『열광금지, 에바로드』에서 당대에 대한 체험과 세대의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다. 취재기의 형식으로 풀어낸 이 소설은 에반게리온 오타쿠 ‘종현’의 이야기를 통해 ‘IT세대’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88만원 세대’, 그중에서도 ‘오덕’이라는 문화적 마이너를 70년대 중반에 태어난 전직 기자 장강명 작가는 어떻게 바라볼까.
『호모 도미난스』와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열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출간됐습니다. 배경과 집필 시기가 궁금합니다.
-양 출판사에서 출간일을 맞췄어요. 『호모 도미난스』가 먼저 출간될 예정이었는데 출간 준비를 하는 중에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수림문학상에 당선이 돼서 고민을 했죠. 한 달 간격으로 나오면 애매해서 『호모 도미난스』를 예정보다 조금 늦춰서 같이 출간했습니다. 집필 시기도 비슷합니다. 『호모 도미난스』를 쓰다가 잘 안 써져서 『열광금지, 에바로드』를 쓰기 시작했어요.
10년 이상을 기자로 사셨는데 전업작가로서의 삶은 어떠신가요? 작품을 쓰시던 첫날부터 편안한 느낌이 드셨나요?
-작가로서의 삶은 좋습니다. 하지만 첫날부터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생계가 걱정이 됐어요. 작년 9월에 갑자기 직장을 그만뒀거든요. 소설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그만둔 건 아니었고 어느 날 울컥해서 사표를 냈어요. 내년 말까지만 글을 써보겠다고 아내에게 이야기했어요. 이후에 여러 곳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어요. 하지만 나이도 있고 기자라는 직업이 오래 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라서 떠나려는 막차를 내가 안 잡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많이 불안했어요.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업작가로 전향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때 기자와 소설가를 겸하겠다고 대답했는데 지금은 전업 작가가 되었네요.
전직 기자로서의 경험이나 습성이 소설을 쓰시는 데 어떤 영향이 있나요?
-지금도 기자적 글쓰기를 하고 있고 기자였다는 사실이 좋고 만족스러워요. 제가 되고 싶은 소설가가 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고 앞으로도 가져가고 싶은 부분이에요. 습성이라면 일단 마감을 지키기 위해 성실하게 쓰는 습관이 배어 있어요. 일간지 기자는 쓰기 싫은 날에도 써야 하잖아요. 지금도 매일 그러려고 합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대충 견적이 보이거든요. 이건 좀 수월하겠다. 이건 좀 걸리고 힘들겠다. 그래서 엑셀로 표를 만들어놔요. 제목을 쓰고 날짜를 쓰고 하루에 50장씩 쓰기로 해서 50을 입력해서 주욱 내리면 합이 돼서 1000이 되는 칸이 있잖아요. 그렇게 해서 언제 끝날지 확인하고, 옆 셀에는 매일 얼만큼 썼는지 적어넣고 오늘은 5장 덜 썼으니까 다음 날은 5장 더 써야지 하면서 계획을 실행해요. 그러고 나서 퇴고하고. 『호모 도미난스』는 좀 더 어렵겠다 싶어 하루 20장씩 쓰기로 했어요. 그것도 잘 안 돼서 지지부진하긴 했지만 일정에 맞추려고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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