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괜찮다는 거짓말,
사회학자 오찬호

에디터: 박소정
사진: 신형덕

‘괜찮냐’는 질문에 습관적으로 ‘괜찮다’고 답하는 사회다. 그래서 오늘도 세상은 평화롭게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가 어떻게 진보해왔는지 살펴보면 괜찮다는 말은 오히려 독이 될 수가 있다. 그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통해 괜찮지 않은 현실을 좀 불편하더라도 직시할 때 사회가 진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실천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번에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와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두 책이 거의 동시에 나왔어요. 두 권 모두 사회학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떻게 나누어 볼 수 있을까요?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는 제가 11년간 강의를 해오면서 수업 초반 수강생들의 사회학에 관한 기본적 이해를 위해 나름대로 정리해 온 강의 노트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에요. 쉽게 말하면 세상과 나의 관계를 조금 비판적으로 성찰해 볼 수 있는 틀을 제시해준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일상에서 어떤 지점을 사회학적으로 성찰해볼 수 있는가 찾아볼 수 있는 응용서라고 할 수 있어요. 사회학이나 인문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독자들도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서문에서 이 책을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라고 소개하는데요, 자기계발서가 사회학과는 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데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결국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해야 하는데 이 말이 너무 거창하게 들리죠. 그런데 자기계발서를 보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개인이 할 수 있는 목록을 제시해주잖아요. 이 책은 일상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순간을 굉장히 많이 다루고 있어요. 예로 누군가 용기 있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는데 거기에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길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는 것도 이런 순간의 하나죠. 헌법에 명시된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성평등’으로 바꾸려고 하는데도 갈등이 심하잖아요. 이 단어 하나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실제 차별, 혐오 받는 사람은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는 거예요. 매우 중요한 순간인 거죠. 이런 면에서 요즘 노키즈존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사실 가게 주인 마음이라는 식으로 결정 내리면 안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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