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Curture 책 속 이야기: 문화

악의 이름으로, 마법사

에디터: 김지영
자료 제공: 루비박스

우리 주변에 마법사가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는가? 중세 시대 마녀재판으로 모두 사라진 마술사가 20세기 전반에 부활했다. 그들은 프랑스, 독일, 덴마크, 잉글랜드 등지에 남아 있는데, 미국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마법사가 살고 있으며 그들은 각각 카드 점쟁이, 수상학자, 점성학자 등으로 자신들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법사의 책』의 저자 그리오 드 지브리는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고대 민족들이 끊임없이 호기심 가졌던 ‘악’에 관하여 지금까지 남아있는 판화와 조각 작품을 매개로 풀어썼다. 역사의 어두운 틈 사이로 때로는 초자연적 행위를 표현한 조형적 재현물들을 통해, 고대부터 중세까지 이어진 ‘악’에 관해 저자가 느낀 그대로를 보여준다.

악이란 무엇인가?
회의주의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18세기 초까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강했다. 특히 분석과 실험이 중심인 과학이 부재했던 시대에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수수께끼는 물론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 인간 세계와 분리된 다른 세계의 힘, 즉 악의 힘이 작용해 발생한다고 여겼다. 악에 관해 처음 규정한 페르시아인들의 고대 교리에 따르면 신의 세계는 선과 악이라는 두 영역으로 나뉘고, 이 둘은 동등한 관계이며 영원히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야만 지상의 평화가 깨지지 않는다. 페르시아인들의 교리가 선과 악의 원리에 부여한 중요성에 두려움을 느낀 유대인들은 악을 금하기 위해 성서에서 사탄을 신과 공존할 수 없는 존재, ‘미물’로 취급했다. 더불어 창조주의 전지전능함을 인정하도록 강요했다. 이러한 유대민족의 교리를 그리스도교인들이 빌려와 더욱 널리 퍼졌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있어서 악마는 인간이 반드시 배척해야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져 지금에 이르렀다.
교회는 악마의 존재를 신앙의 한 조항으로 성서에 기록했는데, 먹고 살기에 급급해 글을 배우지 못했던 민중이 성서를 접할 통로는 비좁기만 했다. 그래서 교회는 민중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파사드 성당 큰 정문 위의 반 아치형의 아치인 ‘팀파눔’,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성가대석 외벽, 그리고 석누조의 배수관의 단 사이에 악마의 조상들을 무수히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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