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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Mods)의 열기와 유산

에디터: 유대란 / 사진: 리바이벌 모즈 클럽

런던의 모즈(Mods)들이 스쿠터를 타고 카나비스트리트를 누비고 재즈클럽을 전전할 때도, 로커스(Rockers)와 ‘맞짱’을 떠서 신문 1면에 등장했을 때도 그들은 자신들이 60년대의 문화 아이콘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청년 문화를 탄생시키고 ‘모던’한 스타일을 문화 전반에 퍼뜨리는 주역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즈 문화는 기성 세대에 대한 반항심을 뿌리로 한 하위 문화에서 비롯했지만 패션, 음악 분야를 뛰어넘어 소비문화 전반에 걸쳐 주류로 자리잡았고,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일에 살고 스타일에 죽다
현재는 포스트모던의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포스트(post)는 ‘–의 이후’라는 의미로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모던 이후’라는 뜻이다. 그런데 포스트모던이 언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정론이 없고, 어떤 학자들은 모던이 아직 진행 중이며 포스트모던은 시대를 규정하는 표현이 아닌 ‘태도’에 관한 것이라는 이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세련된 것을 묘사할 때 ‘모던하다’고 하거나, 현재를 지칭할 때 직접적인 표현으로 ‘현시대(contemporary)’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현대사회(modern society)’ ‘현대(modern days)’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쓰고 있다. 그러면 ‘모던’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이에 대해서도 학자들이 완전히 일치된 의견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대중매체와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개인의 삶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뚜렷하게 나뉘기 시작하던 시절, 즉 50년대 말부터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바로 이 시기에 영국의 모즈들이 탄생했다.
모즈는 모더니스트(Modernists)를 줄인 말로 모던재즈를 즐겨 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모즈를 연상할 때 ‘모즈룩’이 돌연 제일 먼저 떠오르듯 모즈는 옷에 열광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모즈룩은 품이 타이트하고 깃이 좁은 비틀스의 정장룩이다. 모즈는 모던재즈의 시대를 열었던 트럼피터(trumpeter)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이나 그가 보여준 착장 스타일처럼 쿨하고 맵시 넘치는 스타일을 초기에 추구했던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어떻게 보이느냐에 특별한 집착을 보였다. 계급이 뚜렷이 나뉘었던 영국에서 이들 중 많은 이들은 블루칼라, 즉 도시의 노동자 계층에 속했는데 일을 마친 후에는 자신의 계급처럼 보이지 않는 옷으로 갈아입고 소호와 카나비스트리트 일대의 카페와 클럽에 갔다. 주로 맞춤 정장을 선호했는데 이들의 임금 수준으로 따지면 터무니없이 비싼 옷과 신발을 구매했다. 그리고 어떻게 서 있고, 어떻게 걷는 지에도 유난히 공을 들였다. 모즈 음악을 대표하는 밴드 더후(The Who)를 배출한 ‘더 신 클럽(The Scene Club)’에서 이들은 벽에 기댈 때도 다리 한쪽만을 벽에 기댔고 손을 주머니에 넣을 때는 엄지손가락만 빼놨다. 걸을 때는 어깨를 살짝 건들건들하며 여유로운 자세로 걷는 것이 정석이었다. 모즈의 유행이 확산되며 모즈룩은 다양해졌다. 좀 더 캐주얼한 리바이스나 프레드 페리를 입는 부류가 생긴 한편 중저가의 재화를 주로 취급하는 울워스(Woolworths)에서 산 티셔츠를 입는 어린 모즈들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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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 liberty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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