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그림책으로 돌아온 무성영화

에디터: 김지영
자료제공: 지양어린이

서커스단에서 재주를 부리는 강아지는 무대 장치인 낡은 달을 좋아한다. 공연이 끝나면 한참 동안 달을 바라보기도 하고, 밤에는 사다리를 올라 달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잠들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천막을 걷어내던 중 무대장치를 건드려 달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서커스 단장이 망가진 달을 버리기로 하자, 강아지는 엉망이 된 달을 수레에 싣고 무작정 서커스단을 떠난다. 비바람 치는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던 강아지와 달은 더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거리 한편에 자리한 장난감 가게 문 앞에서 숨을 돌린다. 그런데 그들 앞에 한 소년이 나타난다. 소년의 손길에서 따뜻한 사랑을 느낀 강아지는 소년과 함께 떠난다. 강아지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를 제작하는 한 신사가 달을 데리고 떠난다. 강아지와 달은 서로가 가장 필요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의 곁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주르주 멜리어스와 무성영화 그리고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는 1902년 최초의 판타지 영화인 < 달나라 여행>을 제작한 조르주 멜리에스를 기념해 출간한 그림책이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원래 마술사였는데,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 < 열차의 도착>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아 카메라를 구입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술사였던 그는 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사진기로 온갖 실험을 감행했고, 결국 필름을 자르고 이어 붙여 편집한 페이드인Fade in, 페이드아웃Fade out 기법을 사용해 최초의 판타지 영화 < 달나라 여행>을 제작한다. 과학자들이 대포알처럼 생긴 로켓을 타고 달나라 여행을 떠나는 간략한 줄거리이지만, 뤼미에르 형제의 활동사진이 1분짜리인 것에 비교하면 상영시간이 꽤 긴 영화였다. 나름 이야기 구조까지 갖추고 있어 우리가 떠올리는 현대 영화의 시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현대 영화 기법의 선구자였던 그는 후에도 1902년 < 걸리버 여행기>, 1907년 < 해저 20만 리> 등 영화 수백 편을 제작하면서 명성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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