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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샘솟는 책의 오아시스,
상파울루 São Paulo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Portuguese translation: Lígia da Silva Lima

만약 책의 오아시스가 필요하다면 상파울루야말로 최적의 도시다. 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문화 사촌으로 알려진 상파울루는 갤러리와 멋진 바들이 밀집해 있지만, 대도시가 가진 균일하게 정렬된 군대의 압도적인 이미지를 떠안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상파울루는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교통혼잡과 범죄 가득한 대도시의 무거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할 수도 있다. 뜨거운 태양과 모래만이 가득한 광활하고 힘겨운 사막의 얼굴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독특하고도 세련된 서점들이 도시 곳곳에 가득 차 있어 그러한 고생스러움과 당혹스러움, 그리고 막막함을 멀리 날려주기도 한다. 다수의 인종들이 섞여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 도시는 서점들 또한 책을 판매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교류를 위한 공공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리브라리아 다 빌라 Livraria da Vila
멋진 서점 리브라리아 다 빌라는 브라질의 건축가 이사이 웨인펠드Isay Weinfeld가 설계했다. 서점 입구의 회전하는 책꽂이 문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회전문에 떠밀려 서점 안으로 들어오게 만든다. 경첩을 연상시키는 책 벽과 밀폐형 블록은 3개 층의 흥미로운 공간을 포함하고 있다. 지하는 어린이 전용 층으로 바닥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어린이 서적뿐 아니라 강연을 개최할 수 있는 작은 강당도 마련되어 있다. 각 층의 모든 벽은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책으로 뒤덮여 있다. 또 바닥 중앙에 난 넓은 구멍은 층과 층 사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그 구멍 내부 역시 책으로 채워져 있다. 천장은 낮고 어두운 톤의 부드러운 간접조명, 그 사이로 끝없이 펼쳐지는 책 선반들은 모든 벽을 감싸고 있는 매우 어지러운, 그러나 섬세하게 고안된 어수선함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점은 어디를 바라보든 모두 책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 모습이 소박한 중고서점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서점을 찾는 손님들의 마음을 편한하게 만들어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서점 곳곳에는 독특한 이야기를 가진 아름답고도 편안한 소파들이 있어 편안하게 책을 읽다 갈 수도 있다. 조용한 독서나 리서치를 원하는 상파울루 시민들에게 이곳은 매우 상징적이고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Alameda Lorena, 1731 — Jardim Paulista, São Paulo
www.livrariadavila.com.br

리브라리아 쿨트라 Livraria Cultura
이과테미에서 놀라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리브라리아 쿨트라는 모임장소를 전제로 설계되었다. 서점은 단순히 쇼핑을 위한 공간 이상으로 사람들을 머물고 거닐고 노닐게 한다.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넓은 입구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그렇게 공간의 매력에 이끌려 들어오게 되면 정원의 카페와 마주하게 되고, 길다란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기면 이내 시원하게 트인 커다란 서점이 눈앞에 펼쳐진다. 장난감들과 만화책으로 가득한 층에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서점이 지닌 그 독특한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을 것이다. 리브라리아 쿨트라는 소위 말하는 괴짜들을 위한 공간으로, 한참을 바라봐야만 그 쓰임새를 알 수 있는 물건들이 한가득이다. 서점의 꼭대기층은 넓게 펼쳐진 개방형 메자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새하얀 선반에는 LED조명을 내장되어 있어 하얀색을 한층 더 밝고 깨끗하게 보이게 한다. 그 빛나는 선반들을 따라 책들이 큐브로 이루어진 공간에 진열되어 있다. 바닥은 커다란 테이블과 같은 나무소재로 만들어져 이 큰 공간을 따뜻한 손길로 감싸안는다. 책을 사기 전에 서점의 곳곳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단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아름답고도 현대적인 공간이 주는 기분 좋은 쾌적함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다. 리브라리아 쿨트라는 개방적인 순환, 유동성, 연속성이 함께 작용하는 멋진 공간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서점을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이용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Avenida Brigadeiro Faria Lima
42.232 — Piso 3, Jardim Paulistano, São Paulo
www.livrariacultura.com.br

블룩스 리브라리아 Blooks Livraria
블룩스는 책과 음악, DVD, 장난감과 예술품 그리고 여러 사람의 흥미로운 발명품 등 다양한 문화 소재를 즐겁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이곳은 매우 세련된 내부 장식으로 꾸며져 있으며, 보타포고 해변 옆 이타우 영화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해변에 오거나 영화를 보고 나오는 많은 사람의 발길을 이끈다. 블룩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하기 좋은 친근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책과 예술, 그리고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서점에서 작은 모임의 행사를 주최할 수 있고, 이에 서점은 아름다운 홍보 장소가 되어준다.

Shopping Frei Caneca, Rua Frei Caneca, nº 569 — 3º Piso
Consolação, São Paulo
www.blooks.com.br

몽킥스 리브라리아 Monkix livraria
연재만화에 대한 열정으로 탄생한 몽킥스 서점은 브라질 연재만화의 보급과 촉진에 초점을 둔 곳이다. 서점은 브라질에서 출판된 다양한 컬렉션들과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최고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또한 독립출판 작가들의 작품들도 다수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멋진 재능과 창의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으로 치열한 브라질 출판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한 서점의 배려다. 만화뿐 아니라 포스터 사진, 캘린더 등 만화가들이 직접 제작한 아트상품도 한쪽 코너에 마련되어 있다. 몽킥스 서점이 내세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종종 어린이와 청소년, 슈퍼영웅과 일본 망가에만 국한되는 만화의 선입견을 없애고, 더욱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야기와 예술성을 담은 작품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만화는 소설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와 성격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액션, 모험, 드라마, 유머, 에로티시즘, 로맨스, 판타지, 영웅, 악당, 여자, 갱, 철학, 디스커버리, 소설과 영화의 스타일 같은 모든 유형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Rua Harmonia, 150 Loja 3, Vila Madalena, São Paulo
www.monkix.com.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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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리아 다 빌라 Architecture © Isay Weinfeld Photo © Leonardo Finotti
리브라리아 쿨트라 Architecture © Studio mk27 Photo © Fernando Guerra
블룩스 리브라리아 Photo © Blooks
몽킥스 리브라리아 Photo © 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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