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삶이란, 현재를 가지는 것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티나 구티에레즈 © Tina Gutierrez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립과 외로움을 가져왔다. 우리는 그저 안전을 위해 집 안에 머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 세계 다수의 국가가 국경을 봉쇄하고 각 가정의 현관문을 걸어 잠근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어찌 보면 전쟁통에서 겪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의 운명과 미래가 송두리째 바뀔 수 있으며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실제로 가족을 잃은 사람, 직업을 잃은 사람, 학교에 못 가는 어린이와 그 어린이를 집에서 내내 돌보느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이 생겼다. 게다가 모두가 마스크를 생활 필수품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상의 큰 변화도 겪고 있다. 특히나 얼굴을 가리는 것을 예의에 어긋난 행동으로 여기는 서양식 사고방식에서 이런 조치는 받아들여지기 힘들었고, 지금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난제이다.

사진작가 티나 구티에레즈Tina Gutierrez는 우리가 맞닥뜨린 슬픔이나 상실, 불편에 저항하기보다는 창의적 과정을 통해 이러한 감정을 유머로 승화시킨다. 인간사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이기도 한 의복, 즉 마스크와 코스튬, 분장을 통해 이러한 감정은 비언어적이면서 강력한 시각언어로 표현된다. 의복을 통한 예술은 우리로 하여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을 독특한 방식으로 변형해 스스로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표현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마스크 혹은 가면을 착용하는 행위는 착용자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마스크는 기능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착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된 물건이지만, 이 작업 안에서는 활기찬 예술적 진술자가 되기도 한다. 얼굴을 가려야 하는 현 상황에서 그 방식이 창의적으로 변형되면 감상자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일련의 초상화는 격리 중에만 제작될 수 있는 작업이다. 작업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창작을 위한 행위를 통해 이미 치유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두 명 이상이 모일 수 없고 가벼운 산책만이 허용된 시점에서 지루함을 달래주는 일종의 놀이이기도 했다. 처음에 참가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찾은 물건들만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격리 기간이 길어지자 그들이 느끼는 고통과 극복의 가능성을 함께 엮어보고자 했다. 일상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답답함을 사진 속에서 분출하고자 참가자들은 점점 사치스러운 재료들을 꺼내왔고, 보다 화려한 차림을 연출해냈다. 이 초상화들은 격리 기간이 우리의 정서적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의복은 우리 자신을 치유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July20_AtlasofLife_07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