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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선택한 책

April, 2020

여유롭게 학습하기

Editor.전지윤


『초등 3학년 늘어난 교과 공부, 어휘력으로 잡아라』
송재환 지음
위즈덤하우스

원래대로 3월의 첫 월요일에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모른 채 새 교과서를 잔뜩 짊어지고 내려온 아이가 가방을 건네며 “엄마, 교과서가 엄청 많아! 그런데 좋아!” 한다. “교과서가 엄청 많은데 어째서 좋을까?” 하니 아이가 씩 웃는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창궐에 정신을 빼앗겨 교과서에 별 관심을 두지 않다가 지난 학년의 교과서와 공책, 파일 등을 정리하고 새 교과서들의 표지를 싸려고 다시 보니 전 학년에 비해 과목도 세분화되고 내용도 좀 어려워진 것은 확실하다. 한국은 교육열이 특별히 뜨거워 학부모들은 아이가 한 학년씩 올라갈 때마다 학원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는 경향이 심해지는데, 우리만 보내지 않아 행여 아이가 뒤처질까 불안해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니던 운동 수업마저 잠시 그만두니 다소 고민이 되었다.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사교육이 공교육을 위협하는 현상은 지양되어야 하고, 엄마의 불안감을 사교육으로 해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지러운 상황이기는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학 연기’는 뜻밖의 순기능으로 우리 모자의 생활 전반에 걸쳐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엄마의 막연한 욕심 때문에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에 조금의 미련도 갖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3월 들어 개학이 두 번 연기되어 언제라도 재개될 학기에 대비할 필요가 분명히 있는데, 생활 리듬이라는 게 한 번 깨지면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활 습관을 차분히 챙기면서 점차 어려워지는 학습을 하는 데에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숙고해봤다. 학습 주체인 아이가 새 학년에 대해 알고 목표하는 바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음 세 가지로 종합할 수 있었다.
첫째, 흥미를 잃지 않고 늘어난 학습량을 잘 조절하여 자기주도학습을 잘 하고 싶다. 둘째, 엄마가 관리자가 아닌 학습의 친절한 조력자로서 모르는 것을 잘 알려주고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 도와주면 좋겠다. 셋째, 학기 중에도 ‘꾸준히, 제대로’ 고전, 명작 등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 좋겠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초등 학습의 노하우는 송재환 선생님에게’라 할까. 엄마가 효과적인 학습지도와 친절한 조력자가 되기 위해 공부법 전문가 송재환 선생님의 책을 읽어보지 않은 학부모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그의 저서들은 실제 오랜 교편 생활과 연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전적용서(實傳適用書)’다. 초등학생들의 학년별 교과 학습 방법과 지도 노하우를 매우 꼼꼼하게 안내하고 전수하는데, 송재환 선생님은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훌륭한 학습의 밑거름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초등 3학년 늘어난 교과 공부, 어휘력으로 잡아라』도 어휘력 향상을 통해 학습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실력 다지기의 첫 번째로 꼽는다. 여기에 3학년 교과 과정을 과목별로 분석하여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주요 교과 내용과 중점 학습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부모가 학습지도를 하는데 있어 훌륭한 참고서이다.
공부법 처방 전문가, 송재환에 대한 신뢰는 부모님이 『명심보감』 『논어』 등 여러 고전 명작을 읽게 했던 내 경험과 맞물려 『초등 고전읽기 혁명』에서 이미 탄탄해졌다. 『초등 2학년 평생 공부 습관을 완성하라』는 올바른 공부 습관 들이는 것이 장기적 학습 능력의 기반이 되고 큰 영향 요인이 된다는 조언과 실천 방법을 조목조목 나열하고 있다. 이제 『초등 3학년 늘어난 교과 공부, 어휘력으로 잡아라』에서 다시 한 번 꾸준히 제대로 된 독서와 토론하기를 통해 해독력과 유창성을 폭발적으로 향상하라 권한다. 우리 아이들이 어느 과목에서건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빈약한 어휘력 때문에 제한된 시야로 지식을 받아들이고 또 세상을 경험한 것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서로 감상을 나누고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이 여유로운 시간이 소중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