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를 써보고자 하는 그대에게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5 역사서를 써보고자 하는 그대에게 Editor. 지은경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케이스 젠킨스 지음 혜안 세상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 우리는 책을 말살하던 시대를 보고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우리는 다시 이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내 곁의 정치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5 내 곁의 정치 Editor. 박소정 어른들이나 하는 것이지 내게는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교복을 입던 시절에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저 달달 외우는 과목에 불과했다. 그토록 바라던 성인이 되고부터 특히 술자리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분노를 쏟아냈던 주제가 돼 있었다. ‘기대는 순진한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한 선배의 말을 듣고, ‘정치’에 대한[…]

낚일 때 낚이더라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5 낚일 때 낚이더라도 Editor. 유대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또는 너무 매력적으로 보여서 구매한 물건 중 많은 수는 방구석에 박혀서 대낮의 빛을 거의 못 보고 잊혀지고 버려지고 수거된다. 숙고 끝에 산 물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유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처럼 간단하고 명백하다. 그 물건은 당신에게 필요 없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맛과 인생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5 맛과 인생 Editor. 지은경 지치고 활력 없는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할 때가 있다. “예전에 내가 어떠했더라?” 혹은 “그때는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나이 탓을 해버리기 일쑤다. 어릴 때는 맛에 대해 집착을 보이기 마련이다. 한겨울, 엄마 몰래 집 앞 모퉁이에서 덜덜 떨며 먹었던[…]

월요병 처방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월요병 처방전 Editor. 박소정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김영사 트위터에 ‘월요일을 알리는 개XX’라는 닉네임의 계정이 있다. 이 계정의 주인은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쯤 뜬금없이 “월월” 하고 끊임없이 짖어댄다. 꿀맛 같던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이 목전에 와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월요병의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승화해낸 이의 아이디어가 쌈박하다. 그렇게 주말을 웃음으로[…]

전략적 투사되기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전략적 투사되기 Editor. 이수언 『어떻게 이런 식으로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 심세광 지음 길밖의길 세상의 중력을 모른 채 오직 나와 친구, 가십과 가족밖에 모르고 둥둥 떠다니던 시절이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세상의 부당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밖에 할 수 없는 나의 소시민적[…]

요령 따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요령 따위 Editor. 이수언 『요령 없는 사람의 요령 없는 이야기』 情은주 지음 문의 torock.ej@gmail.com 어느 날 친구의 “세상이 너무나 무료하다.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문자를 받고 “견뎌야지 별수 없다”라고 답한 게 기억난다. 때론 살아가는 즐거움이 뭔지, 명분 없는 삶이 무슨 의미인지, 생은 왜 이리 지지부진한지 인생무상한 시기가 있다. 그렇지만[…]

복면이 뭐라고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복면이 뭐라고 Editor. 유대란 『브이 포 벤데타』 앨런 무어 지음 시공사 영국에서는 매년 11월 5일이 되면 전역에서 불꽃놀이가 열린다. 1605년 11월 5일 가이 포크스가 가톨릭 탄압과 폭정에 저항하여 의사당을 폭파하려 했던 ‘화약음모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고 가이 포크스는 이듬해 1월 처형당했다. 당시 왕실에서는 왕의 무사함을 축하하기 위해[…]

불안과 마주 앉기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불안과 마주 앉기 Editor. 박소정 첫 등교, 새 친구 사귀기, 시험 결과.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닌데, 당시에는 왜 그리도 불안에 떨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은 경험한 것 때문에 불안을 겪기도 한다. 믿었던 이로부터 받았던 외면과 이별통보, 강하기만 했던 부모님의 여린[…]

상투성의 위안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상투성의 위안 Editor. 유대란 아랫집 아주머니는 말이 많다. 얼굴만 보면 낙엽 좀 쓸어라, 그 월세 내고 저축은 하느냐 등 잔소리를 쏟아낸다. 건물 입구에서 한바탕 잔소리와 넋두리를 듣다가 모기에 여러 방 뜯긴 적도 있었다. 쉼 없는 아주머니의 말을 도중에 끊을 재간은 없었다. 평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내가 왜 이 성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