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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Walé, respect me:
colourful visions of maternity leave
by Patrick Willocq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파트릭 윌로크 © Patrick Willocq
www.patrickwillocq.com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을 묻는다면 다수의 여성이 첫 아이의 출산이라고 대답한다. 서구문명이 닿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울창한 숲, 그러나 그 안에서 원시적 생활을 이어가는 에콘다 피그미 부족에서 처음 어머니가 된 여성은 아직도 자신의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의식을 따라야 한다. 이는 아기의 생명을 보호할 뿐 아니라 영적 능력을 상승시키며 그들의 가족에게도 명성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의식 때문이다. 젊은 여성은 출산 후 몇 년 동안 남편으로부터 분리되어 부족의 다른 여성들의 보살핌 아래 반 은둔생활을 한다. 이들은 악귀와 질병을 쫓아준다고 믿는 엔골라 나무Ngola wood로 만든 붉은 안료를 덮어쓰고 왈레Walé(육아를 하는 어머니)가 된다. 그리고 이 기간에 왈레는 힘든 일이나 남편과의 성관계를 일체 멈춘다. 즉 다채로운 색상으로 뒤덮인 출산 휴가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사회로 돌아갈 때 모든 여성은 부족 앞에서 성대한 쇼를 펼치는데, 이는 은둔생활 동안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을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젊은 어머니가 된 여성이 자신과 아기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방법을 볼 수 있다. 이 의식은 장자이자 가족의, 더 나아가서는 한 부족의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남편과의 접촉 또한 금지된다. 남성의 정자가 모유수유를 하는 데 독성 물질을 배출시킨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출생의 숫자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별한 피임을 하지 않는 이유로 출산 후 바로 임신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숲 속에서 사는 피그미족들은 생활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삶을 이어간다. 그들의 체구가 유난히 작은 것을 험난한 자연환경 때문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었다. 보통의 아프리카 여성들은 출산 후에도 여지없이 일상에서 고된 노동을 이어가야 하지만, 왈레들은 부족 여성들의 보살핌 아래서 편안하고도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이것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해 택해진 방법이자 전통이다. 혹 문명화된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의 전통이 원시적이고 바보같이 비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모든 관습이나 전통은 환경과 정치적인 요인으로 작동되는 하나의 법칙과도 같다.
프랑스와 홍콩, 그리고 콩고를 오가며 생활하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파트릭 윌로크는 피그미족의 이러한 전통을 촬영하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을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보냈다. 하지만 그는 피그미 부족의 전통을 알면 알수록 그가 촬영하는 사진에 불만을 품었다.
“나는 모유 수유를 하고 춤을 추는 아프리카 여성들을 촬영하고 있었죠. 하지만 여정을 마치면서 내가 촬영한 사진들과 그 외의 수천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실제 장면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었어요. 내 사진에는 무언가가 빠진 것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은둔생활을 종료하는 한 왈레 여성의 공연에 초대되었다. 그는 공연에서 왈레 여성의 노래를 들으며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옆에 앉은 누군가가 그에게 노래 한 곡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였을까? 그것은 왈레 여성이 은둔생활 중에 느낀 모든 것에 관한 것이었다. 윌로크는 그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 노래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래들은 왈레의 영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들의 사진을 찍을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몇 번의 방문 끝에 사진작가는 왈레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왈레들은 그에게 당시 만들고 있던 노래의 가사의 뜻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는 공연을 앞둔 왈레들이 노래 연습하는 것을 함께할 수 있었다. 왈레와 그녀의 남편이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해주면 그는 답례로 왈레 공연에 필요한 물건들을 답례로 사주었다. 첫 사진 촬영을 할 수 있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지나야 했다. 하지만 차츰 왈레 여성들이 그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진 촬영이 그들의 의식 중 중요한 일부가 된 것이다. 이는 사진작가에게 매우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왈레들이 어떤 노래를 부를 것인지, 또 그 앞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 것인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찍는 모든 사진을 대하는 것은 그에게 새로운 놀람의 연속이었다. 콩고의 민속음악 연구가인 마틴 보일로 엠불라Martin Boili Mbula의 도움으로 윌로크는 노래 가사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상징적인 구절을 선택해 시각화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사진 시리즈인 ‘I am Walé, Respect Me(나는 왈레, 나에게 경의를 표하라)’와 ‘forever Walé(왈레여, 영원하라)’를 위해 윌로크는 왈레 여성들의 창에서 영감을 받은 정교하고도 초현실적인 무대 세트를 만들었다. 세트에 들어간 모든 재료는 마을 인근의 숲에서 얻은 것들이다. 그리고 그는 어떠한 사진 합성도 없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왈레 여성들이 들어가 있는 세트를 촬영했다. 초록색 수풀 배경을 뒤로하고 서 있는 붉은 왈레들은 처음에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이자 왕비로 거듭나는 의식을 마친 왈레들은 피그미 여성만의 희귀하고도 창조적인 표현을 세트 안에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