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과 평창군에 걸쳐진 산이다. 능선에는 고산식물인 주목과 잣나무, 단풍나무 등 각종 수목이 울창하고 왕사스레나무와 개벚지나무, 사시나무의 최대 군락지이기도 하다. 갈왕이 난을 피하여 숨어든 곳이라 하여 갈왕산이라 불리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가리왕산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곳은 또 정선아리랑의 무대이기도 하다. 가리왕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원시림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자생하는 여러 가지 식물들과 더불어 은판나비와 삵 등 희귀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생명은 시간을 들여 다른 생명으로 이어진다. 모든 생명은 서로를 돕는다. 이 세상 그 어느 생명의 존재도 다들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으며 그 어떤 것도 쓸모없는 생명이란 없다. 그 완벽한 역할들은 서로 깨지기 쉽고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무의 나이테가 두껍게 여러 겹 쌓이려면 인간의 수명으로는 헤아릴 수도 없는 수많은 시간이 쌓여야 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오래된 나무들은 대부분 전쟁으로 파괴되어 원시림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을 위해 다수의 노거수들이 훼손될 예정이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오던 나무들이 단 며칠의 동계올림픽 경기를 위해 무참히 희생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