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한바탕 우당탕거리는 즐거움,
소설가 배준

에디터: 김선주
사진제공: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는 ‘재미’에 충실한 책이 등장했다. 인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표지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시트콤』은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연아와 그런 연아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엄마의 갈등을 중심으로 쉴 새 없이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소설로, 제1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받으며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젊은 작가 배준의 첫 작품이다. 곱씹을만한 현실을 바탕으로 시트콤처럼 펼쳐지는 엽기적인 상황과 문제들이 여기서 팡, 저기서 팡 웃음을 터트린다. ‘엎친 데 덮친 격’ ‘대략 난감’한 순간을 맞닥뜨린 어리숙한 존재들과 한바탕 우당탕거리는 즐거움이야말로 이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는 힘이다.

『시트콤』이 데뷔작이에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받았는데 어떠셨나요? 책이 나왔을 때 주변의 반응도 궁금해요.
자신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릴 줄 알았어요. 만장일치였다는 말을 듣고 기쁜 와중에도 고개를 갸웃할 정도로 많이 놀랐죠.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려요. 책이 나오고 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어요.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친구도 있었고, 특히 어머니가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어머니 방에 제 책이 한 권 굴러다니길래 주워서 훑어본 적이 있는데, 대체 얼마나 읽고 또 읽은 건지 거의 모든 페이지가 너덜너덜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작가가 되셨는데, 글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해서 기승전결만 갖추고 있다면 만화, 영화, 소설 가리지 않고 즐겨봤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이야기가 주는 감동과 즐거움에 매료되었고, ‘나도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제가 좋아하는 창작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죠. 이야기를 창작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 뒤로는 본격적으로 뭔가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그것이 하나의 이야기이기만 하다면 전달하는 방식은 뭐가 됐든 상관없었죠. 그래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글이라는 방식이 제 몸에 나름 잘 맞아서 꾸준히 할 수 있었고, 운이 좋아 첫 결과물이 빨리 나오게 됐어요.

배준_시트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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