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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탱고의 좋은 공기 가득한 곳
Buenos Aires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선술집에 모인 이민자들이 삶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탱고를 추는 곳. 강한 바람이 도시를 할퀴고 가면 어김없이 따뜻한 태양이 환한 미소를 드러내는 곳. 아직은 우리에게 먼 땅, 부에노스아이레스. 하지만 우리는 영화 < 해피투게더>를 통해 이 도시가 담은 아련하고도 구슬픈 분위기를 기억한다. 또한 < 엄마 찾아 삼만리>의 소년 마르코가 엄마를 찾기 위해 향했던 활기 넘치던 항구의 에너지도 기억한다. ‘좋은 공기’라는 뜻을 가진 부에노스아이레스. 이름처럼 깨끗한 바다 공기가 감도는 이곳의 책방들은 어떤 빛깔을 띠고 있을까?
책 표지를 종이 한장으로 장정한 포켓판 도서인 페이퍼백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세계 서점의 수도라고도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인들이 책을 사랑하는 이유는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 후반 독서를 좋아했던 유럽 이민자들이 유입되었으며, 문학과 도서 사업에 엄청나게 유익한 세금면제제도와 전자책을 선호하지 않는 국민 취향으로 인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멋진 서점이 넘쳐난다. 그러니 아르헨티나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나 훌리오 코르타자Julio Cortazar 같은 존경받는 거장들을 배출한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책방을 산책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제4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도서전이 열리는 4월 26일에서 5월 14일 사이에 날짜를 잡아보도록 하자. (www.el-libro.org.ar)

엘 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렌디드 El Ateneo Grand Splendid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불리는 이곳은 1년에 백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원래 1919년 ‘테아트로 스플렌디드’라는 이름의 극장으로 문을 열었던 이곳에서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탱고 예술가들의 호화로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이후 영화관으로, 그리고 2000년에 도서 유통 회사인 예니Yenny가 인수해 오늘날 마법의 책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예전 극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책을 조용히 읽기 위해 관람석 박스에 들어간다거나 지금은 카페로 변신한 옛 무대에 올라가 차와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서점 대부분은 스페인어로 쓰인 온갖 종류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Av. Santa Fe 1860, Capital Federal, Buenos Aires
www.yenny-elateneo.com/local/grand-splendid/

에테르나 카덴시아 Eterna Cadencia
따뜻하고 가정적인 분위기를 담은 이 서점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가장 매력적인 서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집처럼 편안한 거실 공간, 아늑한 소파와 안락의자, 독서 테이블, 친절한 직원이 맞이하는 이곳은 오후에 책을 읽기 완벽한 장소다. 또한 중앙 안마당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바가 있으며, 책 프레젠테이션과 독서 수업 등 정기적인 문학 행사가 열려 그 매력을 더한다.
Honduras 5574, Palermo Hollywood
Buenos Aires
www.eternacadencia.com.ar

지발스 Zivals
지발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잘 조직화된 서점 중 하나다. 서점의 멋진 공간은 매우 엄선된 컬렉션으로 꾸며져 있으며, 수많은 책 중에는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 있는 탱고 관련 서적과 음반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남미의 정취가 느껴지는 클래식과 재즈, 포크, 탱고 그리고 찾기 힘든 독립 음반을 녹음하기도 하는 이곳은 남미에서 가장 다양한 음반을 보유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Av. Callao 395, Buenos Aires
facebook.com/Zivals/

더북셀러 The Book Cellar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문학 풍경 중 가장 이색적이고도 흥미로운 경험은 ‘리브레리아 푸에르타 세라다스librerías a puertas cerradas’, 즉 ‘닫힌 문 뒤의 서점’을 만나는 일 아닐까. 더북셀러 서점은 실제 매장 없이 벨그라노에 있는 한 아파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서점의 주인은 오래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정착한 영국인으로, 영국과 아르헨티나 도서 문화에 완벽한 다리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팔아온 그가 몇 년 후 합법적이고도 가장 사랑받는 문학서 제공자가 되리라는 것은 그 자신도 알지 못했던 일이다. 그의 아파트는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에스페란토 등의 언어로 된 중고서적과 새 책들로 가득하다. 온라인 서적 카탈로그를 통해 3천 종의 책 중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있다.
Reconquista 533, 1º Piso, Buenos Aires
www.bookcellarbs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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