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세상의 모든 책방

전국 동네서점들을 찾아서

에디터: 지은경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누군가는 가장 쉽게 열 수 있는 가게가 서점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장 쉽게 닫을 수 있는 가게 또한 서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점을 열겠다고 생각한 이들은 왠지 모르게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사업의 흥망성쇠를 떠나 서점이 가진 느리고 한가로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아름다운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며 책의 부흥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동네서점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마음속에 작은 기대감조차 인다. 전국에 흩어진 동네서점을 찾아다니는 여름 여행, 이보다 더 멋질 순 없다.

터득골북샵
터득골책방을 찾아가는 길은 무척 색다르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을까?’ 하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산에 오르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산 중턱, 고요한 가운데 새소리 가득한 이곳은 30년간 편집자와 발행인 활동을 하고 있는 주인장 부부의 보급자리이자 일터다. 크게는 서점과 게스트하우스로 나뉘는데 서점은 자연주의, 자급자족, 집짓기와 목공, 인문학과 자연주의 사회학에 관한 책을 위주로 약 500권가량 비치하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웜홀’이라는 출판사를 함께 경영하며 야생과 자연에 관한 책들을 출간하고 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다고 해서 책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자연과 생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름다운 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시내에 위치한 일반 서점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대안로 511-42
033-762-7140

속초 동아서점
강원도 속초시에서 61년째 운영 중인 동아서점, ‘동네서점’이라고 하지만 이곳은 일반 소형서점보다 훨씬 큰 규모와 다양성을 자랑하는 종합서점이다. 3대를 이어오며 유명해진 이곳은 한국 서점 문화의 큰 자랑이자 오아시스 같은 곳이기도 하다. 2015년 서점 리뉴얼 당시 학습지와 참고서 위주를 판매하던 기존과 달리 대량의 단행본과 도서 큐레이션을 도입해, 서가에는 약 3만 권의 단행본이 분야별로 꽂혀 있다. 인터넷을 통한 책 판매가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책 추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기간에 따라 주제를 정해 골라 보내주기도 한다. 속초의 자랑거리가 된 이 서점은 많은 사람들의 약속의 장소이자 문화소통의 장소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 108
033-632-1555

그냥과 보통
‘그냥 좋은 책들과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가진 책방 그냥과 보통은 2016년에 문을 연 작은 서점이다. 순천향교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신도심이 생기기 전까지 행정의 중심이었던 구도심이어서 정감 있는 주택과 많은 이야기가 넘쳐나는 골목이 가득하다. 현재 도시재생사업도 한창이기 때문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상점, 분주한 거리 등 서점을 둘러싸고 매우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일반 단행본 500종과 독립출판물 100권 정도가 서점에 갖춰져 있으며 이들은 주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B급 감성, 각종 기발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필사 모임과 캘리그라피 교실, 지역민들과의 스터디 모임, 독립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전남 순천시 향교길 39, 1층
www.facebook.com/justbookshop/

커뮤널 테이블
커다란 10인용 테이블이 있는 서점 커뮤널 테이블은 이름 그대로 많은 사람과 함께 탁자에 둘러앉아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탁자는 사진에 관련된 워크숍과 독서 모임 등을 위해 자투리 나무들로 서점 주인장이 직접 만든 것이다. 엄선된 작가들의 사진집과 희귀한 독립 출판물, 소설과 에세이 등의 일반 단행본 등 약 500권의 책이 있는 이곳은 주인장의 기분에 따라 책의 큐레이션도 변화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창의적 영감을 불어 넣어줄 많은 책을 갖춘 이 서점은 약간 외딴 곳에 위치해 있어, 서점을 방문하며 자연스레 부산의 외곽을 여행할 수도 있다.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삼성2길 3
인스타그램 @communal_table

July-August2017_Bookshop_05

Photo © Sebastian Schuty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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