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자아의 성취와 상실 Alicia Moneva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알리시아 모네바 © Alicia Moneva

외모의 완전성과 통념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사회에서 사진작가 알리시아 모네바Alicia Moneva는 우리가 어떻게 알츠하이머를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모네바는 그의 사진 속에서 알츠하이머 질환과 정체성의 관계를 탐구한다. 제아무리 눈에 띄게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가졌다 해도 그의 시선이 자아를 잃었다면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남아 있을까? 모네바는 ‘미’라는 인류의 길고 긴 논쟁을 단숨에 종결해버린다. 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얕은 관념을 비판하고 정체성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사진 속 피사체는 건축적인 배경 위에서 정확하게 계산된 규모와 비율로 배열되어 있다. 작가는 좁은 범위 속에 고정된 개개인에게 수학적이고도 통계적인 접근방식을 시도하고 있어 마치 사람이 사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사람들이 갇혀 있는 비좁은 공간은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자 기억의 저장소다. 그리고 이 공간은 점점 줄어들어 결국은 공간의 주인을 죄여온다. 마치 추억이 퇴색되거나 사라져가는,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아 정체성을 상실하고 마는 결말을 직감하게 한다. 또는 사진 속 오크통과 욕조는 비좁은 마음의 상태로 살아가는 현대적 인간의 자화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극히 계산적이고 통념이 전부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우리가 순전히 우리의 자아로 살아남을 길은 과연 무엇일까?

알리시아 모네바 Alicia Moneva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알리시아 모네바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상태와 조건이었으나 언제나 건축적인 형태에 영향을 받고 있다. 2002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건축적 형태와의 연결고리는 한층 더 강화되었다. 그는 마드리드의 마타데로를 비롯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등 유럽 다수의 도시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www.aliciamone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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