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은은한 햇살 속에서 차분하게 책 읽는 공간, 가나자와 우미미라이 도서관

에디터 장세희,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아사카와 사토시 © Satoshi Asakawa

전쟁과 자연재해를 겪지 않은 행운의 도시이자 ‘제2의 교토’라 불리는 가나자와. 이곳에서는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정원 ‘겐로쿠엔’, 화려한 채색 도자기 ‘쿠타니야키’, 비단 염색 기법 ‘가가유젠’ 외에도 전국적으로 명성 높은 금박 공예와 같은 전통 공예, 전통 예능 등을 접할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 쉽게 전통과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면서도 세련된 현대 문화 또한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도시로 손꼽힌다. 이런 가나자와를 대표하는 하나의 랜드마크로 우미미라이 도서관이 있다. 거대한 케이크 상자 모양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선보이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을 찬찬히 둘러보자. 가나자와는 일본 혼슈 중서부에 위치한 이시카와현의 행정, 교육, 문화의 중심지이며 전통 공예로 유명한 도시다. 2009년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에 선정되어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전통문화 도시 가나자와의 주택가 한가운데 거대한 케이크 상자를 연상하는 우미미라이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2011년에 개관했으며, 실러캔스 K&H 아키텍츠의 일본인 건축가 구도 가즈미와 호리바 히로시에 의해 설계되었다. 두 건축가는 쾌적하고 편안한 독서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25개의 기둥이 가로와 세로 45m, 높이 12m의 도서관을 지탱하며 약 6,000개의 원형 유리 블록 창은 구멍이 송송 뚫려 스펀지처럼 외관을 장식한다. 사실 이 창은 유리가 아니라 ‘폴리카보네이트’라는 고성능 플라스틱이다. 조도, 눈부심, 조망,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설계 덕분에 이용자들은 쾌적한 독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창의 크기가 서로 달라 미묘하게 엇갈리면서도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도서관 안에서 이 조그맣고 둥근 창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수족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미미라이’라는 이름은 ‘바다의 미래’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또한 창을 통해 들어오는 부드럽고 균일한 빛은 조용한 숲에 들어온 것처럼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돋운다. 이와 더불어 내진 설계된 공간은 독서할 때 안정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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