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글.사진 카스텐 토르멜렌 © Karsten Thormaehlen

어쩌면 당신은 사진작가인 내가 카메라 렌즈 앞에 고급 제품이나 유명인, 혹은 근사한 외모를 자랑하는 모델을 세우는 것을 선호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궁극적인 열정은 노인들, 아주 오래된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에 있다. 광고 아트디렉터로서 나는 타인이 으레 상상하는 화려한 순간을 살아봤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이라 추앙받는 사람들과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고 독점적인 장소에서 최고의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를 멋지게 보이도록 사진 찍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그것은 훌륭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루함이 찾아왔다. 현실을 따돌리기 위한 몸부림과 얼굴들, 제품들 뒤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서서히 꿈꾸던 세계 너머와 관련 깊은 주제를 찾는 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류와 함께, 우리 존재와 함께, 그리고 미래와 함께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 아마도 가장 진실된 종류의 것으로 만료일이 언제일지 모르는 아름다움을 찾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야만 고개를 드는 영원한 아름다움. 삶 자체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경험, 지혜, 호기심, 즐거움, 열정, 낙천주의, 그리고 일상에서의 고난, 생계의 어려움, 패배 및 승리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자연스럽게 나이 듦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종류의 아름다움에는 미용사나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필요치 않다. 다만 이 아름다움을 얻으려면 몇 십 년, 또는 한 세기 전체가 필요할 수도 있다. 영국의 작가 에블린 워Evelyn Waugh는 이런 말을 했다. “노인은 젊은이들보다 더 재미있다.” 나는 소년 시절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릴 적 나는 아버지의 부모님 그리고 어머니의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독일 남서부 작은 마을의 같은 거리에 모두 모여 살았다. 나는 언제나 조부모님이 주시는 안정감이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의 구운 감자를 좋아했고 할아버지가 나를 위해 정원에 그네와 회전목마를 설치해 주신 것이 행복했다. 나는 할아버지가 도구상자만 있다면 어린이들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조부모님과의 대화, 그들의 몸에 깃든 관대함, 그리고 그들이 나를 친절하게 바라보는것을 좋아했다. 나는 지도를 손에 쥐기도 전에 인생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어렵게 느껴졌다. 나는 조부모의 세대가 살아온 모든 공포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권위, 인내, 영리, 마음의 고귀함, 그리고 나에 대한 신뢰와 삶 자체에 대한 신뢰를 가진 분들이라는 점을 항상 존경했다. 그들은 인생을 막 시작한 내게 매우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인생이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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