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우리가 기다려온 ‘재미있음’,
소설가 최민석

에디터: 유대란 사진: 김종우

책 띠지에 적힌 갖은 미사여구에 속은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엔 아니다.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의 띠지에 새겨진 임경선 작가의 추천사는 옳았다. “나는 그동안 이런 재미있는 한국 소설이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내 말이.
넉살맞은 엉뚱함과 깨알 같은 위트의 소설가 최민석의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초단편 소설 40여 편이 수록된 엽편소설집이다. 중2병인 줄 알았던 최민석 작가가 실은 중3병이었다는 이야기, 항문이 두 개인 동창 ‘장희’, 최민석 작가의 작품 속 변태와 이름이 같아서 언짢아진 독자의 항의 편지에 얽힌 이야기 등 밑도 끝도 없고, 웃기고 쓸쓸하고, 슬프고 웃기고,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픽션인지 분간이 안 되는 그런 책. 이 책은 당신이, 우리가 정말 기다려오던 재미있는 책이다.

Chaeg: 포털에서 ‘엽편’의 정의를 검색해봤는데 이런 설명이 있었습니다. “나뭇잎처럼 작은 지면에 인생의 번쩍하는 순간을 포착, 독자의 허를 찌르는 문학 양식”.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을 보며 정말 그렇다고 느꼈습니다. 엽편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그런 건 모르고 썼는데…. 나뭇잎 ‘엽(枼)’만 알았어요. 나뭇잎 한 장에 써도 될 만큼 길이가 짧은 소설을 ‘엽편(枼編)소설’이라고 하고, 손바닥에 써도 될 만큼 길이가 짧아서, 손바닥 ‘장(掌)’을 써서 ‘장편(掌編)소설’이라고 하거든요. 물론 상징적이죠. ‘인생의 번쩍하는 순간’? 이건 누가 약 판 거 같은데.(웃음)
원고 계약은 2012년 말인가, 2013년 초에 했는데 당시 청탁이 너무 많아서, 계약금은 괜찮게 주는데 쓰기가 부담스러운 거예요. 그래서 제안한 출판사에 한 쪽짜리 소설을 써도 되겠냐고 툭 던졌는데 그러라고 하셨어요. 마침 그 이야기를 할 때 대표님께서 맛있는 일식 코스를 사주셨어요. 순간적으로 계약이 이루어졌죠. 회 때문에 쓴 겁니다.

Chaeg: 작품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된 아이템, 꿈, 습관 같은 게 있다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가령 이야기 속 ‘진실의 코트’의 모델이 된 코트라든지.
그런 건 딱히 없고, 작품 속에 ‘이재만 씨’가 등장하잖아요. 실존 인물이에요. 여기에 오시다 보면 ‘OOO자동차공업소’라고 있어요. 거기 주인인데, 제가 다른 소설에도 ‘염창동에 있는 자동차 공업사’라고 썼어요. 그런 불친절이 제게 굉장히 좋은 소재를 제공해줬죠.

Chaeg: 이번 책에 수록된, 이재만 씨가 항의의 편지를 보내온다는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거죠? 그 이야기 정말인가요?
그건 너무 밝히면 좀 그러니까, 그때 겪은 경험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켰다고만 정리하죠. 이 작가는 개인의 고통까지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웃음)

Chaeg: 책 도입에 모든 이야기는 허구라고 쓰셨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일까?’라는 질문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책 속의 ‘나’와 작가님이 겹쳐 보인달까요?
제 소설 중에 『쿨한 여자』의 주인공이 소설가예요. 주인공이 제 페르소나죠. 픽션인데 사람들이 유독 ‘이거 최 작가 이야기 아닌가’라며 궁금해해요. 『능력자』도 그렇고. 그런 질문과 오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이 책 도입에 ‘이번만큼은 현실을 비웃는 초현실주의적인 이야기인 만큼, 부디 현실과 혼동하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썼어요. 일종의 농담으로 덧붙인 건데 또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물론 제 얘기도 몇 개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 픽션이죠. 다만 ‘장희’ 이야기는 진짭니다. 친구의 이름을 좀 바꿨어요. ‘장희’와 굉장히 유사한 이름입니다. ‘철수’를 ‘칠수’로 바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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