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와인 한 잔 소설 한 입, 리브로틸리아 Librottiglia

에디터: 박소정

『레 미제라블』을 쓴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고 말하며 와인을 예찬한 바 있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와인은 대중의 일상을 한 잔의 기쁨으로 물들이고,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으로 자리 잡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품어왔다. 피처럼 붉은 빛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와인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문학과 연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와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 와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특별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이너리 ‘마테오 꼬리지아’와 디자인 회사 ‘리벌스 이노베이션’의 합작으로 탄생한 이 와인은 이태리어로 책Libro과 병Ttiglia을 합성해 ‘리브로틸리아Librottiglia’라고 불린다. 와인 레이블 중간에 묶인 끈을 풀면 미니북이 펼쳐지는데 이 안에는 각 와인과 어울리는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와인은 총 세 종류로 맛과 특징을 살려 테마를 정하고 각각 다른 작가들이 참여했다.

우선 가볍고 청량한 맛의 화이트 와인에 실린 소설은 「살인자L’omicidio」라는 제목의 미스터리물로 저널리스트이자 풍자적인 이야기로 주목받는 작가 다닐로 차넬리가 맡았다. 이어 「뱃속의 개구리LA RANA NELLA PANCIA」라는 제목의 단편은 이탈리아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파트리치아 라퀴다라가 지은 우화를 담은 작품으로, 풍부한 향과 드라이한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강한 풍미를 지닌 레드 와인은 작가 레지나 나다에스 마르퀘스의 「사랑해, 나를 잊어줘TI AMO DIMENTICAMI」라는 강렬한 감정이 오가는 연애소설이 담겨있다. 리브로틸리아는 총 375mL의 하프 보틀로 두 잔 정도 나오는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양으로 잠이 오지 않는 밤 가볍게 소설을 안주 삼아 즐기기에 적당하다. 혹은 희미한 불빛과 좋아하는 음악으로 방을 가득 채우고 분위기 있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데에도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librottiglia
www.librottiglia.com

May2017_LivingwithBooks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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