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여행하는 인간

에디터: 박중현, 김선주, 박소정, 김지영

저마다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 누구나 삶이라는 긴 여정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는데, 이럴 때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한 철학자는 이런 인간의 모습을 두고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떠도는 인간, 여행하는 인간이라 정의했다. 과연 여행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우리 삶과 닮았을까? 이에 인류가 여행을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철학자의 여행, 오늘날 다양하게 변신 중인 여행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여행의 역사
‘관광’에 천착해 있던 인식을 환기하면 여행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이뤄왔는지 보인다. 인류의 역사는 늘 여행과 함께했으며 길 위에 있었다. 농지를 개척하고 가축을 기르기 전까지 수렵채집하던 인류에게 유랑은 생존이었다. 공동체와 사회를 이룬 뒤 정복자의 시선은 새로운 땅 위를 향했고, 상인은 국경을 넘고 미지의 땅으로 향하며 목숨 걸고 이윤을 추구했다. 학자와 구도자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몸을 돌보지 않는 고행에 올랐고 그 길에 인생을 걸었다. 탐험가들은 불타는 모험심과 이면의 야욕, 복잡히 얽힌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신세계’를 발견하여 문명의 깃발을 꽂아나갔다. 그 모든 각각의 길이 모여 인류는 확장했고 세상은 이어졌으며, 때론 아무 관련 없어 보이던 길도 서로 만나 역사·문화적 빅뱅을 일으키며 찬란한 이채를 발했다. (…)

여행자의 철학, 철학자의 여행
‘움직일 것인가, 멈출 것인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는 이 질문의 연속이었다. 이동할 것인지, 정착할 것인지 그 결정에 따라 삶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한곳에 정착하여 일궈온 삶에서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문명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 혹은 여행자의 삶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여행이란 무엇인지 기본 속성부터 파헤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옹프레는 『철학자의 여행법』을 통해 여행하는 일 자체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행을 선택하는 일은 스스로를 가두고 통제하던 것, 예를 들면 일이나 가족, 고향 같은 가장 명백해 보이는 족쇄에 대해서 형을 선고하는 것” (…)

지금, 여행 다시 보기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다. 세계 유명 관광지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주위에는 각종 여행상품과 여행안내서가 넘쳐난다. 졸업여행, 신혼여행, 여름휴가 등 여행은 삶의 순간순간마다 우리를 온갖 새로운 경험으로 데려다 놓으며 현대인의 가치 있는 소비로 자리매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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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poscha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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