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세상의 모든 책방

섬 책방 이야기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바람 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인정 많고 아기자기한 책방도 많다. 어느 책방을 가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종이 냄새와 따뜻한 난로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차 냄새가 나고, 한쪽에는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귤 상자가 놓여있다. 작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색을 간직한 책방들이 제주도에 눈에 띄게 많이 생기는 까닭은 새로운 삶을 찾으려 서울에서 제주도로 내려간 사람이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잃어버린 제주도의 매력을 지키고 좋은 책을 만나려는 사람이 많아진 까닭도 있다. 제주도 전역에 크고 작게 솟아오른 수많은 오름처럼 책방들이 더욱 모락모락 피어오르길 기대하고 또 응원한다.

윈드스톤
1940년대에 지어진 제주 전통 돌집을 개조해 만든 서점 윈드스톤은 아름다운 정원과 카페가 함께 연결된 공간이다. 서점 입구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한 200년 된 팽나무가 서 있고 마당 입구는 풍성한 로즈마리가 우아한 향기를 발산하며 맞이한다. 어린이책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한 주인장이 서점을 운영하고 주인장의 남편은 향기로운 커피를 만든다. 읽기 쉬운 수필과 잡지, 그리고 어린이 서적을 주로 갖춘 윈드스톤의 북 큐레이션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인장의 취향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총 50여 타이틀의 책을 갖춘 윈드스톤은 책 판매뿐 아니라 전시와 원데이 클래스, 마켓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제주시 애월읍 광성로 272
070-8832-2727

만춘서점
작년 10월 말 문을 연 이곳은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 외관과 야자수가 매우 이국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서점의 독특한 건축도 한 번쯤 눈여겨보아야 하는데, 사각형이 아닌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6평 남짓한 공간이 만춘서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듯하다. 소설과 에세이, 국내외 번역서, 그래픽 노블과 빈티지 음반, 그리고 간단한 소품들이 매우 세련되게 전시돼 있다. 또한 서점과 지역 작가가 함께 만드는 ‘작가 그림엽서’가 있으며 서가에는 책에 대한 리뷰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로 9
www.latespring.co.kr

알로하서재
책 읽는 칵테일바 알로하 서재는 작지만 범상치 않은 외관을 하고 있어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 한 권씩 읽으며 칵테일을 마시는 손님이 가득하다.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와 술과 함께 읽기 좋은 책들을 선별한 이곳은 더욱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밀실과 뒷문으로 연결되는 예쁘고 매력적인 정원, 그리고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어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장소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1길 24
070-8860-5564

책방무사
서울 중구 계동을 지키던 아름다운 책방무사가 제주도로 이사했다. 지난 11월에 새 단장을 마친 이곳은 서귀포 성산읍의 수산 초등학교 옆에 자리하고 있다. 과거 서울 계동의 공간보다는 훨씬 더 넓고, 정겨운 옛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하지만 뮤지션 요조가 지키려 하는 공간의 독특한 느낌은 그대로다. ‘진미용실’ 간판 대신 허름하게 남은 ‘아름상회’의 흔적, 동네 할머니들의 만남의 장소 대신 인근 초등학생들의 놀이 공간이 된 제주의 공간은 여전히 이웃 친화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공간이 넓어진 만큼 책의 양도 훨씬 더 많아졌다. 서가는 요조의 취향을 느낄 수 있는 책과 소품들로 가득하다.
서귀포시 성산읍 수시로 10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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