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되살아나는 역사와 미스터리,
작가 김재희

에디터: 김선주
사진: 신형덕

서양의 화려한 문물이 넘쳐나던 낭만의 시대,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이 지배했던 경성. 그곳에 마치 셜록과 왓슨처럼 경성 거리를 누비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콤비 이상과 구보가 있다. 교과서 속 인물로만 알았던 이들이 혼란한 시대 속에서 펼치는 활약은 연이은 시리즈와 재쇄를 불러오며 한국 역사추리소설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역사추리부터 한국형 프로파일러 소설까지 다양한 추리 장르에 도전하며 한국 장르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김재희 작가와 소설 속 배경 중명전에서 만나 경성 미스터리의 내막을 들어보았다.

다양한 추리 장르를 선보이고 계시지만 특히 역사추리소설이 대표적이에요. 역사 기반의 추리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원래 시나리오 작가 교육원 나와서 시나리오 작가를 준비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그러던 중에 『조선왕조 500년』의 신봉승 선생님 밑에서 역사를 공부하게 됐는데, 재밌는 야사도 많고, 실록에 없는 사건을 상상하는 일이 재밌었어요. 당시 있었던 한글 창제에 관한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데뷔하면서 역사추리물을 시작하게 됐죠.
대표작 『경성 탐정 이상』은 특유의 시대적 분위기가 주는 매력이 강하게 느껴져요. 소설의 배경을 ‘1930년대 경성’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1930년대 우리나라는 일제의 문화·민족말살정책이 시작되는 시기이자,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물자 수탈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였어요. 이 시기 경성 시민은 서양 문물의 엄청난 유입으로 굉장히 아름답고 화려한 신문화에 눈 뜨게 되지만, 한편으로 길거리에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이 화려함과 암울함이라는 양극 사이에서 사람들은 고통과 아픔 이면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망을 품고 있었죠. 저는 이상과 구보가 그 대비되는 시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와 주제의식, 여운을 독자들에게 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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