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Society2 책 속 이야기: 사회

놀이터가 사라졌다

에디터: 김지영
사진제공: 소나무

요즘 놀이터의 분위기는 사뭇 낯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책가방을 잠시 내려놓고 놀던 아이들이 사라졌다. 놀이터를 지나 집으로 향하는 아이조차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곳으로 전락했다. 고양이 생선가게 지나치지 못하듯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큰 유혹일 텐데 말이다. 왜 아이들은 놀이터를 떠났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 걸까?

놀이+공간, 놀이터
놀이터가 사라졌다. 그네를 타고나면 손에서 쇠 냄새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곤욕을 치렀던 어릴 적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기억 속 놀이터는 온데간데없고 다른 놀이터가 그 자리를 채웠다. 2005년 즈음부터 놀이터가 제 모습을 잃기 시작한 것 같다. 쇠 냄새가 손에 배어 고생하게 했던 낡은 그네를 시작으로, 폐타이어로 엉덩이에 충격이 덜 가도록 만들어졌던 시소가, 앙상한 뼈대를 연상케 했던 정글짐이 사라졌다. 흙을 마음껏 만지고 놀 수 있었던 모래장이 가장 마지막으로 사라졌는데, 모래가 있던 자리에 우레탄을 덮어버려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요 몇 년 사이 ‘놀이터 붐’이 일면서 여기저기 새 놀이터가 등장했다. 놀이기구는 철이 아닌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안전’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릴만한 공간으로 변화했지만, 오히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수는 점점 줄고 있다. 시대가 변하니 놀이터도 변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만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놀이터를 내버려 둔다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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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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