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Art 책 속 이야기: 예술

관념을 깬 괴짜의 시선

에디터: 김지영
사진: 미디어샘

우리는 강아지와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인형 사이에 앉아 두 눈을 끔뻑거리는 모습이나 침대 위에 얌전히 엎드려 잠든 모습을 발견하면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부랴부랴 휴대 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 찍기 여념 없다. 하지만 칼리 데이비슨Carli Davison은 다르다. 그녀의 사진 속 강아지들은 어딘가 기괴하고 우스꽝스럽다. 두 눈동자가 제각기 다른 곳을 향하거나 한쪽으로 쏠려있고, 털과 침이 사방으로 날리고, 귀가 턱과 이마 혹은 얼굴을 감싸고 있다. 아무리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라도 그녀의 뷰파인더에 들어가면 우스꽝스럽게 변한다. 그녀는 왜 누구나 좋아할 법한 귀여움이 아닌 굴욕을 사진에 담았을까?

대자연을 뒹굴던 소녀
칼리 데이비슨은 어릴 적부터 동물과 가까이 지냈다. 함께 성장해온 반려견 데이지를 제외하고도 그녀는 많은 동물과 함께했다. 반려견 잭, 뎀시, 클로에, 애시즈, 고양이 호건, 그리고 다양한 파충류와 양서류 친구도 있었다. 그녀는 동물 친구들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성장통이 가슴을 훑고 가는 사춘기 시절에는 오히려 동물로부터 많은 위안을 얻었다.

여섯 살배기였던 그녀에게 뱀 잡는 법을 가르친 그녀의 아버지만 보아도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얼마나 자연 가까이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녀가 자란 집은 자연보호 구역 부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대자연을 뒹굴면서 동물과 교감하는 법을 배웠다. 고치에서 깨어난 나비가 축축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장면이나 거미가 정교하게 집을 짓는 장면을 보면서 자연의 섭리를 스스로 습득했다. 이런 성장 배경 덕에 성인이 된 후에도 그녀는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뱀이 널 물지도 몰라. 하지만 딸아, 네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뱀이 실은 너보다 훨씬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렴. 자그마한 뱀에게 너는 거인이야! 그러니 네가 그 애를 부드럽게 대해야 한다.”
그녀는 원래 사육사이자 자연보호 운동가였다. 다양한 동물 구조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사진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여러 해 동안 다양한 동물을 찍으면서 본인만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그녀는 결국 작업복을 입고 우리를 청소하거나 먹이를 준비하는 대신 반려견 노버트와 함께 뒹굴고, 사진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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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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