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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하고 반듯한 한국의 얼굴, 『샘이 깊은 물』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단아하고 반듯한 한국의 얼굴, 『샘이 깊은 물』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어린 시절 미용실 가는 것을 치과에 가는 것만큼 질색했지만 한 가지 위안이 있었다면 평소 보기 힘든 여성 잡지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엄마가 파마를 마는 동안은 잠시 방목의 자유를 즐길 수 있었다. 그 틈을 타서 얼씨구나 하며 미용실테이블에 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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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무(名舞)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한국의 명무(名舞)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우리는 김포공항을 떠날 때부터 어깨가 펴졌다가 다시 김포에 내리면서부터는 기가 죽는다.” 1960년대 이후 국악과 한국무용이 해외에 소개되고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을 무렵, 국악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농담이었다고 한다. 해외에 나가서는 박수 갈채를 받지만 국내에서는 천대받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근대화 이후 국내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개선되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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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필참서 대중가요, 최신가요, 을지 피아노·키타 피스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오빠’의 필참서 대중가요, 최신가요, 을지 피아노·키타 피스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기타는 여름 밤 청춘남녀가 둘러앉은 바닷가라면 빠짐없이 등장하던 ‘필수템’이었다. 무리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오빠’는 교회오빠든 기차에서 만나 조인한 패거리의 ‘짱’이든, 청춘 치정의 주인공이 됐다. 최신가요의 코드를 꿰고 있다가 흥겨운 곡을 적재적소에 띄우고 때로는 익스트림의 ‘More than words’ 같은 발라드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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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융성을 꿈꿨던 계간 『추리문학』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추리소설의 융성을 꿈꿨던 계간 『추리문학』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출판계와 언론은 1980년대의 추리문학 붐을 1970년대 산업화의 여파로 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1970년대 지식산업과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지적 게임을 즐기기 위해 추리소설을 찾는 독자들이 점차 늘어난 것으로 해석됐다. 에드가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 체스터 턴이 지은 고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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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맛있다 한복려의 “밥”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아는 만큼 맛있다 한복려의 “밥”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음식만큼 정직한 건 없다. 맛있는 음식은 기쁨을 주고 맛없는 음식은 불만을 드리운다. 좋은 음식은 약이 되고 나쁜 음식은 병을 유발한다. 또 음식은 재료가 유래한 기후와 그것을 키운 자연, 조리법이 발생한 문화・역사적 배경을 내비치기 마련이다. 드라마 ‘대장금’이 시청자의 역대급 공감을 얻어낸 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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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찬란했던 개화만발의 꿈, 잡지 ‹멋›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짧지만 찬란했던 개화만발의 꿈, 잡지 ‹멋› 글: 전종현/ 에디터: 이윤성 우리나라 최초의 아트 디렉터는 누구일까? 이구동성 1976년 창간해 1980년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폐간된 『뿌리깊은 나무』의 이상철이 꼽힌다. 그렇다면 그 이후 잡지 전반에 걸쳐 아트 디렉터의 역할을 극대화한 인물은 누구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1983년 대중 패션지 『멋』의 아트 디렉터로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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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 해본 적 있잖아, 누들누드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이런 상상 해본 적 있잖아, 누들누드 글: 유대란 / 사진: 신형덕 야심한 시간에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야릇한 탄식 소리와 살색이 메우는 화면에 정착했다. 머지않아 이어지는 화면에는 난데없는 액션이 등장하고 스토리는 발칙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흘러갔다. 성에 관한 스토리지만 은밀한 감이 전혀 없고, 시종일관 웃음이 나왔다. 파안대소를 터뜨리자 곤히 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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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라, 문고판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아쉬워라, 문고판 글: 유대란 / 사진: 신형덕 펭귄의 페이퍼백이 1935년 세상에 나왔을 때 조지 오웰은 이렇게 말했다. “펭귄 책들은 6펜스라는 가격 대비 훌륭하다. 너무 훌륭해서 다른 출판사들이 지각이 있다면 힘을 합쳐 그 책들을 억압해야 할 정도다.” 오웰은 페이퍼백의 가치와 위력을 일찍이 알아봤다. 그가 예감했듯 페이퍼백은 도서 형태와 소비에 혁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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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독이 기억하는 애정의 『키노』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젊은 감독이 기억하는 애정의 『키노』 글: 장우진 / 에디터: 유대란 99권. 『키노』는 100권을 채우지 못하고 2003년에 폐간됐다. 그래서 더 아쉬운 잡지가 됐다. 당시의 자칭 영화 마니아든 영화업계 종사자든 『키노』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나 인상은 비슷할 것 같다. 이런 공통된 인상은 형이상학, 작가주의, 카이에 뒤 시네마와 같은 꽤 어려운 용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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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가치 ‘한국의 발견’

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시선의 가치 ‘한국의 발견’ 에디터: 유대란 / 사진: 신형덕 고서점, 풍물시장, 인터넷 중고시장을 기웃거리며 어렵사리 찾아낸 책이 있다.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넘는 물건에 안달하는 모습을 보고 스무 살가량 연상의 지인이 말했다. “요즘 사람들이 오래된 물건을 낭만화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오래된 것에 대한 찬미가 한낱 유행을 넘어서 문화 전반에 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