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Devotion 무엇을 위해 우리는 헌신하는가?
by Mick Stetson

글 · 사진: 믹 스텟슨 © Mick Stetson
에디터: 지은경

동트기 전 어스름한 그늘 속에서 순례자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네팔의 카트만두 계곡 살리나디 강을 가로지르는 좁은 다리를 건너, 산크 사원의 성소로 들어선다. 200여 명의 여성 신자들이 성소 안 불 앞에 모여 있다. 히말라야로부터 흘러내려 오는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 성스러운 목욕을 하기 전 불길이 뿜는 온기를 몸에 흡수하는 것이다. 오늘은 힌두 여신 슈리 스와스타니Shree Swasthani에게 바치는 1개월간 이어지는 연중행사의 첫날이다.

힌두교는 세계 주요 종교 중 하나이자 아마도 가장 오래전부터 조직화한 종교일 것이다. 최초 힌두교 경전은 기원전 500년경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힌두교에서 라마야나Ramayana(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로 된 대서사시)는 힌두교인들의 삶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일상 경험 속 모든 요소와도 융합되어 왔다. 힌두교는 10억 명이 넘는 신자들의 살아가는 길이다. 출생부터 유년기, 청·장년기, 그리고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매일의 의식화된 일정을 통해 힌두교 신자들 삶의 모든 본질적인 부분을 장악한다. 현재 힌두교는 가부장제가 시행되지만 고대의 뿌리는 모계 종파에서 시작되었으며, 아직도 많은 것들이 전통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스와스타니 축제는 오늘날까지 번성하고 있는 모계 의식 중 하나다. 이 의식의 참여자인 여성들은 예배와 금식을 위해 한 달간 집을 떠난다. 남성은 여성의 순례를 돕는 부차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기혼 여성이 집에서 떠나 있는 동안 남편은 남겨진 가족을 책임진다. 이 행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수많은 여성들이 엄격한 틀 안에서 헌신의 행위를 거듭하는 동안 축제를 방문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대중의 또 다른 헌신의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참여 여성들과 더불어 구경꾼들조차 축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커다란 그림이 완성된다. 이 고요한 사진들은 하이테크의 침략으로 얼룩진 오늘날의 사회와 지금껏 생존하는 고대의 의식의 대조를 비춘다. 인간에게 오랜 전통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간절하고도 경건한 마음의 표현이 향하는 대상은 무엇이며, 또 무엇을 위해 우리는 이토록 헌신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믹 스텟슨 Mick Stetson
믹 스텟슨은 사진기자이자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주로 아시아 지역의 문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하는 그는 현대화의 압력으로 인해 축소되거나 변형된 전통문화에 초점을 맞춘다. 다양한 민족과 그룹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어떻게 세계화의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어떻게 개인의 문화와 자유가 변화하는가는 스텟슨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독학으로 사진을 시작한 스텟슨은 스티브 맥커리와 조 맥널리 등과 같은 유명 전문 사진기자들과 함께 작업을 했으며, 그의 작품은 수많은 사진상 수상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전시되었다. 지난 20년간 스텟슨은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작업했으며 현재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또한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대학에서 강연하고 수공예 사진 여행 및 워크숍을 주최하기도 한다. 이 사진 여행은 믹 스텟슨의 사진 기술과 경험을 배우며 참가자들이 방문지의 전통을 탐구할 수 있는 진정한 다큐멘터리 여행이다.
www.mickstetson.photography

— The month-long festival is difficult, testing the pilgrims’ resolve and faith. In order to overcome the hardships, the women support each other, forming alliances and new friendships that continue throughout their lives.

Photo © Mick Stet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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