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현상으로서의 도시
사상가 이와사부로 코소

에디터: 유대란
사진: 더크 반덴베르크 ⓒ Dirk Vandenberk

1980년대부터 뉴욕에 거주하며 전지구적인 반자본주의 투쟁을 이끌어온 이와사부로 코소는 도시사회학과 아나키즘의 계보에서 현재 가장 급진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상가다. 뉴욕의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과 일본의 탈핵운동에 동참하는 등 활발한 사회운동과 이론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뉴욕 3부작에서 고전적 의미의 도시 공간의 해체를 설명하고 도시를 끊임없는 운동과 현상으로 정의했다. 도시공간을 장소가 아닌, 도시민의 관계와 투쟁의 장으로 바라본 그에게 현대 도시의 문제와 미래는 무엇인지 물었다.

Chaeg: 『뉴욕열전』 『유체도시를 구축하라』 『죽음의 도시, 생명의 거리』에서 도시를 외관, 건축이 아닌 민중들의 삶이 펼쳐지는 ‘거리’를 중심으로 해석하셨습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누각’과 ‘거리’의 양극화, 분리화와 도시 내 ‘이주민’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안은 무엇입니까?
이와사부로 코소: 오늘날은 어느 지역이든 글로벌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적 지배체제에 기반한 도시화의 인프라가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중하층민은 자신이 속한 도시, 국가, 땅과 맺고 있던 연결성을 잃고 밀려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까요? 정책 입안자의 경우 상충하는 이익 간의 균형점을 찾아서 정치, 경제, 사회적 해결책을 도출해야 하고 도시계획자의 경우 정치, 산업과 생태를 고려해서 도시의 물질적 구조와 순환망을 디자인해야겠지요. 이들의 입장과 관점도 존중하지만 뉴욕에 관한 세 권의 책에서도 일관되게 표명했듯 저의 관심사는 도시의 중하층 계급의 입장입니다. 이들은 도시의 물질적 외관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것을 소비하는 주체임에도 ‘마찰’과 같은 존재로 주변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거리의 민중과 도시의 물질적 구조는 위태로운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중하층민의 빈곤하고 불투명한 삶의 조건들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들은 생존을 위해 자본주의적 삶의 대안으로 새로운 삶의 형태와 방식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개별화된 취향이 증폭하고 끊임없이 재생산됨으로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고착적 구조나 도시화를 향한 일방적인 추동력에 포획되지 않는 여러 가지의 동력과 사건들도 있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밀도와 강도가 예외적이었던 곳들에서 발견되죠. 그중에서도 특히 빈곤한 지역이나 방치된 주변부에서 새로운 조류와 역학이 탄생합니다. 예를 들자면, 아직은 보편적인 움직임으로 인식되지 않아 명칭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동질한 움직임들이 상호 작용하며 전지구적인 관계망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➊공동체적 생활 ➋이웃이나 공동체의 생성 ➌자급자족과 생존을 위한 기능의 숙달 ➍관계 구축을 위한 세계적 교류와 이동입니다. 이 움직임들이 전쟁, 폭력, 자연재해, 환경오염 등에 의해 증가하는 ‘이주민’ 모두를 포괄하기에는 아직 규모와 영향력이 부족합니다만, 진정한 의미의 ‘세계도시cosmopolis’로 향하는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07_interview_book_02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