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함께 그려나가는 가치 있는 삶,
종합재미상사

에디터: 김선주
사진: 신형덕

사회적기업, 환경단체에서 일하며 농부로서의 삶을 꿈꾸던 안정화, 김신범 부부는 어느 날 문득 유럽 농부의 삶을 체험하러 긴 여행을 떠난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이들의 여행은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랐다. 7개월간 유럽을 여행하면서 남들 다 가는 관광명소 대신 지역 농장과 숲, 생태공동체를 찾아가며 지역민을 살리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려 애쓰는 여정이었다. 여행에서의 만남과 값진 경험들은 두 사람을 그들이 그리는 삶의 모습에 한걸음 가까이 데려다 놓았다.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는 초보 농사꾼이자, 일상적인 선택이 만드는 결과를 늘 고민하며 사는 종합재미상사 안정화, 김신범 부부가 그려나가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종합재미상사’라는 이름이 굉장히 재밌는데,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부부가 하는 재미난 프로젝트로, 삶을 재미나게 하는 모든 것을 취급하는 가상의 회사예요. 원래 ‘종합무역상사’는 상품을 거래하는데, 저희는 개인들의 재미를 교류하면 좋을 것 같아서 ‘상품’ 대신 ‘재미’를 넣어 이름을 붙이게 됐어요. 세상에 많은 재미가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아는 만드는 재미, 만나는 재미, 먹는 재미 등 다른 사람들의 활동을 소개하다가 나중엔 저희의 재미들을 직접 해보게 됐어요. 매년 겨울에 짝 잃은 장갑을 찾아주는 ‘외짝 장갑 중개소’도 그중 하나고요. 직장생활 하면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그 활동 자체가 저희의 재미였던 거죠.

지금은 ‘종합재미농장’이라는 이름으로 농부 생활도 하고 계세요. 어떻게 귀농을 결심하게 됐나요?
(안정화) 귀농이라는 단어가 쑥스럽기도 하고 말 자체가 무겁게 느껴져서, 저희는 전셋집 옮기듯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한 거라고 얘기해요.(웃음) 서울에 살면서 음식을 너무 많이 사 먹다 보니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었고 막연히 농사짓는 삶을 꿈꿨는데, 신범씨를 만나고 신범씨가 후배들과 하는 텃밭 농사를 같이하게 됐죠. 해보지 않았던 요리를 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밥상이 풍성해지는 즐거움이 엄청나더라고요. 텃밭 있는 삶을 꿈꾸면서 노들 텃밭을 분양받기도 했었는데, 가는 데만 이미 1시간이 걸려서 가까운 텃밭이 있는 삶을 꿈꾸다가 함께 여행을 다녀온 후로 결심을 하게 된 거죠.

그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공정여행’ ‘농사여행’ ‘환경여행’이 결합된 굉장히 남다른 여행이에요. 어떻게 이런 여행을 계획하게 됐나요?
(안정화) 당시 신범씨가 일을 쉬고 싶어 했고 마침 저도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라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주변 친구들이 저희가 관심 있어 할 거라며 재밌는 곳들을 소개해줬어요. 농장에서 일을 돕고 숙박을 제공받는 우프WWOOF, 덴마크 스반홀름 생태 공동체, 베를린에 있는 시민사회 공간 등이었는데 알아보니까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관광지로 꽉 채워서 계획하기보다는 저희가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해 느슨하게 한 바퀴 돌기로 한 거죠. 둘 다 유럽여행은 물론이고 긴 여행을 가본 적도 없었는데 겁이 없어서 떠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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