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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이면, 묘지

에디터: 김지영
자료제공: 서유재

밤낮 가리지 않고 묘지 앞을 지날 때면 등골이 오싹하다. 어쩌다 그 앞을 지나면 괜스레 발걸음이 빨라지고 숨죽이게 된다. 이렇듯 많은 이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묘지를 관광명소로 꼽는 도시가 여럿 있다. 그중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세계인의 사랑을 독점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가 대표적이다. 파리의 묘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유일한 공간, 누군가의 삶이 마침표를 찍고, 또 다른 삶이 시작하는 곳.” 그들이 말하는 묘지는 역사가 끝나고 다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공간이다.

파리의 3대 묘지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파리시에는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Père Lachaise Cemetery, 몽파르나스 공동묘지Montparnasse Cemetery, 몽마르트르 묘지Montmartre Cemetery라는 3대 묘지가 유명하다. 과거 파리에는 성당이나 병원 혹은 주택가 주변에 크고 작은 묘지가 꽤 많았다. 파리시는 국민의 보건과 도시계획 차원에서 묘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파리 외곽에 대형 공중 묘지인 페르 사례즈 묘지(1804년), 몽파르나스 묘지(1942년), 몽마르트르 묘지(1825년)를 순차적으로 개장했고 뿔뿔이 흩어져 있던 무덤들을 하나로 합쳤다. 그 결과 파리의 3대 묘지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시작은 국민보건과 도시계획이었지만 지금은 파리지앵의 삶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관광명소로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묘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어떠한 목적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묘지 앞 꽃집에서 꽃 몇 송이를 사,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묘비 앞에 한 송이씩 내려놓는 예의를 갖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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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서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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