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기록,
작가 진고로호

에디터: 김선주
사진: 신형덕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고양이 다섯 마리가 우르르 나와 반겨준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진고, 고로, 호순, 동동, 코깜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직장인인 진고로호 작가는 매일 밤 사랑스러운 고양이들과 함께 고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한다. 술 한잔 기울이며 힘들었던 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풀어놓는 시간. 그저 가만히 들어주고 보드라운 앞발로 위로를 건네는 고양이들이 있기에 위로가 된다. 그리고 그런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작가 진고로호는 오늘밤도 그림을 그려나간다.

평범한 30대 직장인으로 소개되고 계신데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제가 일종의 이중생활자라서 직업은 공개를 안 하고 있어요. 별로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보수적인 직장에 있다 보니 고양이 다섯 마리 키우는 것도 굳이 얘기 안 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정말 친한 몇몇 분들만 알고 계세요. 이 책도 직장인으로서의 고단함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직업에서 오는 특징적인 사건을 그리진 않았거든요. 직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알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해서도 쓰고 싶은 것들이 있긴 한데,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저절로 공개하게 될 것 같아요. 양파처럼 하나씩 벗겨가는 거죠.(웃음)

퇴근 후 고양이가 반기는 오묘 바에서 술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시는데, 원래 술을 좋아하시나요?
제가 원래 술을 못 마시는 편은 아닌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몸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최근 3, 4년은 술을 못 마시다가, 조금씩 건강이 좋아지고 이번 책을 작업하게 된 올봄부터 맥주의 맛을 다시 알게 됐어요. 특히 6월은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마셨더니 살이 엄청 쪘더라고요. 요즘엔 일주일에 2~3번 정도 마시는데 가능한 조금만 마시려고 노력 중이에요.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그림이 매력적인데요, 취미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예전부터 글과 그림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그림책이나 만화책도 좋아하고, 고3 때 꿈이 만화가였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미술 성적은 미, 양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재능이 없구나 싶어 포기하고 있다가 서른 살 즈음에 다시 시작한 거죠. 다시 시작한 것도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예요. 고양이들과 같이 살다 보니까 아이들과의 소중한 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 모습들을 그림으로 남겨 보고 싶어 그때부터 취미미술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좋게 말씀해주셨지만 제 그림은 혼자 조그맣게 그려온 것들이라 잘 그리고 멋있는 그림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아기자기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책이 나온 것도 다행히 시대를 잘 타고 난 운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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