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Design 책 속 이야기: 디자인

탱탱의 모험,
우정과 협조로 탄생한 걸작

에디터: 지은경
사진: Grand Palais, Hergé-Moulinsart

파리 그랑 팔레에서 2016년 9월 28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Hergé와 그가 창조한 캐릭터 탱탱Tintin에 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세계 모험’의 꿈을 전해준 소년 기자 탱탱은 단순한 만화 캐릭터 이전에 이국 문화를 전해준 대사이자 긴장감 고조되던 당시 세계의 분위기에 유머,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주인공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벨기에 만화 스머프에 비해 아직은 많이 낯선 캐릭터지만, 만화가 에르제는 탱탱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당시 아방가르드를 표방하던 예술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만화가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숨 가쁜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는 소년 기자 탱탱은 좌절 대신 우정을 든든한 방패 삼아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에르제 자신의 삶이, 그리고 그가 창조한 오랜 시간을 아우르는 걸작이 우정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탱탱, 우정의 작품
일러스트레이터 에르제(본명: 조르주 프로스퍼 레미Georges Prosper Remi, 에르제는 그의 필명이다)는 모든 영역에서 영감받길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고대 문화와 원시 시대의 생활상은 언제나 그를 매료시켰다. 또한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예술가들의 작품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07년 벨기에 에테르비크에서 출생한 그는 1929년 벨기에 신문인 『르 프티 뱅티엠 시에클Le Petit Vintième Siècle』에 ‘탱탱의 모험’ 연재를 시작했고, 이후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가로 등극했다. 소년 신문기자인 탱탱(영어식 발음은 ‘틴틴’)은 그의 반려견 밀루(영어식 이름은 스노위Snowy)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음모와 사건들을 조사한다. 그리고 여행 중 만나는 많은 등장인물과 우정을 쌓는다. 탱탱의 반려견 밀루는 영리한 두뇌와 예민한 후각으로 탱탱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다. 단, 식탐을 조절하지 못해 말썽을 일으키지만 그때마다 탱탱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위기의 순간, 예를 들면 다이너마이트에 오줌을 누거나 해서 탱탱 일행은 구사일상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은퇴한 해군 장교이자 애주가인 아독 선장은 초기에 술주정뱅이로 등장하지만, 탱탱을 만나면서 흥미로운 모험을 하게 된다. 탱탱과의 모험에서 보물을 발견하고 백만장자가 된 선장은 물랑사르의 성주가 되는데, 이는 에르제와 중국인 친구 창의 우정처럼 위기에 처한 친구를 문제로부터 구해 새로운 세상을 찾게 해준다는 설정과 동일하다.

탱탱의 시작
‘소비에트 연방에 간 탱탱’과 ‘콩고에 간 탱탱’,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탱탱’ 등 다양한 나라를 돌며 모험을 펼치지만, 여기에는 적잖은 백인 우월주의 사상과 우파적인 정치 성향 등이 강하게 묻어 있었다. ‘소비에트 연방에 간 탱탱’은 당시 유럽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유럽과 소비에트 연방 간의 대립 구조로 유럽인들에게 소비에트 연방은 금지구역이나 다름없었다. 유럽의 제국적인 입장을 옹호하는 분위기 때문에 에르제 스스로도 그가 극우적이고도 반공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콩고에 간 탱탱’에서 에르제는 무지한 콩고 원주민들을 개화시킨다는 내용을 만화에 담았고, 이로 인해 백인우월주의와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더구나 벨기에는 콩고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많은 약탈을 일삼았기에 비판은 훗날 더욱 거세졌다. 그러나 당시 유럽에서 이와 같은 입장은 지극히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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