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크리스마스의 진실

에디터 : 박중현 김지영 김선주

문제. 모두가 가슴 설레는 크리스마스는 무슨 날일까? 그렇다. 예수가 태어난 날이다. 최소 어린이집 시절부터 조기 수학하는 이 지식을 모르는 이는 오늘날 거의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어지는 다음 질문에 정답률은 급감한다. 예수는 무얼 한 사람일까? 모두가 태어난 날을 알고, 손 꼽아 기다리며, 각종 파티와 축제를 즐기고, 심지어 이에 감화(?)받아 덩달아 무언가 탄생시키고픈 욕망에라도 사로잡히는지 모텔부터 호텔까지 프리미엄을 둠뿍 얹어서라도 기필코 함께 밤을 보내는 이 날에 태어난 장본인 말이다.

Do You Know Jesus?
그리스도 예수와 나사렛 사람 예수
약 기원전 4년에서 기원후 30년, 전통적으로 약 서른세 해를 살다 간 것으로 여겨지는 예수의 이름은 둘이다. 하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이며, 다른 하나는 나사렛 예수Nazareth Jesus이다. 한 사람에게 두 이름이 존재하는 셈인데, 이는 예수가 인류에게 존재하는 방식, 바꿔 말해 인류가 예수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다. 먼저 전자는 일종의 신성명(神聖名)으로, ‘그리스도Christ’라는 말은 ‘기름을 부은’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흔히 ‘메시아’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유대인의 고대 종교적 예법에 따르면 이 ‘기름 부음’ 행위는 왕이나 예언자, 사제 또는 메시아와 같은 드높은 존재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은 ‘메시아 예수’ 정도로 풀 수 있다. 참고로 연도를 특정하는 용어인 ‘기원후’의 의미로 사용하는 ADAnno Domini 역시 라틴어로 ‘그리스도의 해’를 가리킨다. 이렇듯 그리스도로서의 예수란 이름부터 메시아, 신성의 존재다. 그리고 후자인 나사렛 예수는 역사적 실존 인물로 예수를 가리킬 때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나사렛 사람 예수’ 정도의 느낌인데, ‘나사렛Nazareth’이란 예수가 나고 자란 지방을 나타낸다.

크리스마스의 이모저모
크리스마스는 왜 12월 25일일까?
알다시피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적 의미를 지닌 날이긴 하다. 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말 자체도 ‘Christes(그리스도)’와 ‘Masse(미사 또는 예배)’를 결합하여 부른 것에서 기원한 것으로, 예수를 두고 기도하는 것을 뜻한다. 흔히 크리스마스를 줄여서 ‘X-mas’라고도 하는데, 이는 그리스어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XPI ΣTOΣKhristos’라는 말에서 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사실 성경에서는 정확히 12월 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라고 언급한 바가 없다. 실제로 기독교 초기에는 12월 25일 대신 1월 6일, 3월 28일, 4월 20일, 5월 20일, 11월 18일 등 여러 다른 날을 예수의 탄생일로 기렸으며, 초기 기독교 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도 12월 25일을 예수의 생일로 받아들였지만 부활절처럼 성스러운 날로 축하하지는 않았다. 그럼 대체 지금의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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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hugo kemme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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