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 Art 책 속 이야기 예술

콜렉티프 포자미의 ‹책 읽는 사람›

에디터: 유대란
사진: ⓒ Faux Amis — Hans Lucas / dorossy 2015

독서는 자발과 집중을 요구하는 의식적인 행위이지만 어느새 내가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책이 나를 읽고 있나 싶을 정도로 그 속에 홀딱 빠져드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현실의 ‘나’는 없어지고 시간이 정지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리멸렬한 고민과 구차한 일상에게 잠시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매트릭스로 접속하는 찰나다. 그러나 아차, 몸은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프랑스의 젊은 사진작가 그룹 콜렉티프 포자미(Collectif Faux Amis)가 그리는 찰나도 이런 것이다.

포자미의 ‹책 읽는 사람› 연작은 2010년 가을, 자신이 일하는 도서관에서 책 읽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전을 열고 싶어 하는 한 친구의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이 전시를 위해 포자미는 단순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현실로부터 각자가 열망하는 책 안의 세상으로 넘어가는 짧은 찰나의 순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포자미는 이 작업에서 책을 묘사하는 대신 자유로운 방식으로 책과 독서를 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하려고 했다. 그들은 18세기 말부터 오늘날까지 발표된 고전에서부터 대중소설까지 다양한 책을 섭렵해서 제목과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재치 있게 연결했다. 어떤 장면의 이미지가 떠올라 작업을 먼저 한 후에 어울리는 책 제목을 매치하거나, 또 반대로 좋아했던 책이나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책을 염두에 두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때로는 분위기에 중점을 두고, 때로는 책의 인물에 중점을 두었다. ‹책 읽는 사람›은 책이 존재하는 한 끝없이 작업할 수 있는 시리즈로 2010년에 첫 작품이 나온 이래 포자미는 지금까지도 이 흥미로운 연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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