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치장의 힘 Fashion Tribes
By Daniele Tamagni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다니엘 타마니 © Daniele Tamagni
www.danieletamagni.com

매일 검소한 검은색 티셔츠만 입는 일류 디자이너, 어질러놓은 공간에서 사는 일류 건축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는 일류 요리사. 이들에게 외형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이루어놓은 많은 것에 대한 자신감과 단순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생경한 그림들일 뿐이다. 이와는 반대로 벗어나고픈 현실 속에서 매일을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대부분에 일반인이 포함되겠지만, 빈곤과 폭력, 위험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땅의 사람들은 자신을 치장할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한 법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들 또한 배경과 커다란 이질감을 자아낸다.

공모전에서 여러 번의 수상 경력을 가진 사진작가 다니엘 타마니는 ‘바콩고의 신사들Gentlemen of Bacongo’ 시리즈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신사들은 자신들을 ‘사퍼’(Sapeur/members of the SAPE: Societé des Ambianceurs et des Personnes Elégants)라고 부른다. ‘우아한 사람들과 분위기를 즐기는 사회의 멤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신조어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시작됐다. 아프리카의 치장 문화는 인간의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미관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패션은 디자인 면에서나 다양성, 그리고 획기적인 용도를 제공하며 일탈의 출구 역할을 한다. 타마니의 사진 속 신사들은 이러한 사회와의 이질성의 경험을 즐긴다. 그의 사진들은 해학적이고 배경과의 대비로 인해 우스꽝스러운 인상을 풍기지만, 그들의 강하게 돋보이는 거리 스타일은 전 세계 패션 에디터나 패션사진작가들로부터 항상 큰 주목과 관심을 받는다. 이 패션 부족에서 그는 가장 놀라운 몇몇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아프리카 하위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가 촬영한 사람들은 주류의 사회로부터 소외된 계층이 모인 거리의 스타일을 캡처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처한 처지, 즉 빈곤과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난으로부터의 반격으로 최대한 세련되고 부자 같은 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워한다. 사진작가는 이들의 사진들과 함께 패션과 예술, 인류학, 사회학의 최고 전문가들의 에세이를 수록했다. 우리는 자신의 문화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이들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우리가 가지는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과 이들의 일탈이 적잖은 대비로 다가선다. 패션 트라이브는 이 세계가 외형, 즉 옷차림으로 힘을 과시하는 것이 통하는 사회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착용한 옷은 즉 우리를 보호하는 갑옷이다. 절대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지 말 것. 언제나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할 것. 전설적인 패션 사진작가 빌 커닝햄Bill Cunningham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패션은 일상으로부터 매일 생존하기 위해 입는 갑옷이다.” 오늘도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옷을 입는다. 일상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아무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Gentlemen of Bac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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