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철들고 싶지 않은 남자들의 빨간책
저자 이재익, 김훈종, 이승훈

에디터: 유대란, 사진: 신형덕

밤에는 클럽에서 낮에는 도서관에서 살던 시절이 가장 근사했다고 생각하는 남자, 자연을 사랑해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끼고 살지만 정작 캠핑 가자는 친구의 제안은 19개월째 무시하고 있는 연약한 도시남자, 험한 산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모토로 하루하루 재미보기에 급급한 남자. 이런 남자들이 쓴 『빨간책』이 나왔다. 같은 방송국에 다니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날카로운 입담과 유쾌한 ‘드립’이 난무하는 인기 팟캐스트 ‘씨네타운나인틴’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같이 집필한 책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책은 누구도 권장하지 않았지만 불쑥 튀어나와 그들을 흥분시키고, 가르치고, 키웠던 비공식 ‘불온서적’들을 엮어서 소개한다. ‘불온서’라고 야하고 저급한 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목록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월간 『핫뮤직』,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같은 책들이 있다. 토크 콘서트에서 만난 세 남자는 그런 ‘불온서’를 연상하게 했다. 좀 삐딱하고 한눈도 잘 팔지만 공부도 꽤 하던 친구처럼 말도 잘하고 욕도 잘하고 재미있고 인기도 많더라.

Chaeg: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오간 이야기나 에피소드, 마음가짐(?) 등을 들려주세요.
이승훈: 일명 ‘추억팔이’라고 불리는 자기 과거를 미화하는 이야기들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지난번 책이 결과적으로 그런 면이 좀 있었어요. 두 번째 책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기획이라 주의했습니다. 또한 서문에도 썼지만 시공사라는 출판사가 가진 상징성 때문에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습니다. 과연 이 책을 내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도 여러 번 했고요.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편집자님들이 굉장히 열린 태도로 받아주셨어요. 이와 관련한 강풀 작가의 『26년』에 대한 에피소드는 서문에 자세히 들어 있으니 한번 읽어봐주세요. 맞습니다. 홍보입니다.

김훈종: 책에 관한 책이라 한편으로는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두 명의 이 피디들에 비해 책을 워낙 안 읽어서요. 이재익 피디가 1년 동안 펴내는 책 권수보다 제가 1년간 읽는 책이 적을 정도고요. 이승훈 피디 독서량에 비하면 저는 거의 난독증 수준이라서요. 그래서 저는 책보다는 책에 얽힌 에피소드 위주로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이재익: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셋 다 서로 일절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획의도에 맞게 ‘청소년 권장도서’와 최대한 반대 급부에 있는 책들을 고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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