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책장을 오르다,
Book Shelf House

에디터: 박소정
자료제공: Shinsuke Fujii Architects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넓고 아름다운 나만의 서재를 꿈꾼다. 이 꿈은 멋진 책방 혹은 타인의 서재를 보고 있으면 더욱 간절해지는데, 이런 마음은 자연스레 상상으로 이어진다. 우선 창밖으로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방에 나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은 책장으로 한 벽면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책상 서랍, 탁자 밑, 잡동사니 선반 안에 끼어 있는 책까지 온 집안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책을 몽땅 꺼내어 한곳에 쏟아 놓는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책을 뒤로하고 스툴 위에 올라가 책장 맨 위부터 좋아하는 작가별로 장르별로 쫙 진열해 놓는다. 딱, 여기까지가 오랫동안 내가 그려온 상상 속 서재였다. 그런데 몇 해 전 지진이라는 걸 체감한 뒤로 애써 올려놓은 책들이 한순간에 다 쏟아지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 절대 책이 쏟아지지 않는 새로운 서재를 구상해야 하는 건가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좋아하던 책들이 한순간에 나를 덮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결코 기우가 아니었다. 지진이 잦은 옆 나라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도호쿠 지진으로 한 가정집의 책과 책장이 함께 쏟아져 인명 피해가 날 뻔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들은 일본의 건축디자이너 신스케 후지는 넓고 아름다우면서도 지진에 끄떡없는 안전한 서재를 기획하게 됐다.

June18_LivingwithBooks_04

Photo © TERUAKI TSUK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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