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책에 머무는 시간,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에디터: 박소정

한 권의 책을 읽는 데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까? 책에 따라 그리고 개인의 독서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짧고 긴 과정 속에서 설렘을 느끼고 헤매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마주해 사색에 빠지는 과정이 마치 하나의 여정 같다. 그렇다면 이 여정의 본격적인 출발점은 어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며 서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가 아닐까 싶다. 오래된 종이의 향과 기분 좋은 적막함이 흐르는 책 사이를 거닐며 책을 고르다 보면 현실도 꿈도 아닌 낯선 세계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이런 곳에서 어떤 고민이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하루 종일 책과 함께할 수 있다면 이것만큼 나 자신을 위한 여행도 없을 것이다.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을 지닌 게스트 하우스 지지향(紙之鄕)은 바로 그런 여행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책의 도시로 성장한 파주에 위치한 유일한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은 1층 로비에서부터 2층에서 5층까지 이어지는 79개의 객실, 그 사이 복도까지 책이 가득 채워져 있다. 책을 즐기기 위해 지어진 공간으로서 객실 내에는 TV를 찾아볼 수 없으며 투숙하는 이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서가에 있는 모든 책을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 천연목으로 지어져 따뜻한 느낌을 주는 객실은 기본적으로 한실과 트윈룸, 트리플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박완서, 고은, 김훈 등 국내 작가와 작품을 테마로 한 ‘작가의 방’도 마련되어 있다. 이 방은 작가의 전집과 소장품으로 꾸며져 있어 한 작가의 생애와 더불어 작품세계를 깊이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열린 독서 공간 지지향라운지는 밤새 열려 있어 잠 못 드는 이들에게 책과 함께 깊은 밤을 지새울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제공한다.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031-955-0090
www.jijihyang.com

June2017_LivingwithBooks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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