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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7

오늘의 메뉴는 무엇인가요

Editor. 김선주

『직장생활의 맛』 나영란 지음
기획공방

당 떨어질 땐 캐러멜, 살짝 허기가 질 땐 견과류, 매운맛이 당기는 날엔 매콤 치즈 돈까스, 머리를 바쁘게 굴려야 할 땐 카페라떼. 일하면서 먹는 음식은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요즘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마카롱이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장식하는 통통하고 꾸덕꾸덕하고 알록달록하고 크림이 넘쳐 흐르는 마카롱을 보면 조금은 비싸더라도 오늘 하루 수고했다며 작은 사치를 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음식은 그저 허기를 달래는 것 이상의 힘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스물다섯 살부터 서른한 살까지 7년간의 직장생활 속에서 맛본 음식과 일상의 기록이다. 입사의 맛부터 퇴사의 맛까지, 31가지의 음식은 하루하루의 일상과 생각으로 연결된다. 직장생활의 고단함과 이를 달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직장인 여성의 평범한 일기이자, 고민의 흔적이기도 하고, 그런 순간들에 함께한 사람에 대한 발견이기도 하다.그날그날 먹는 음식에 따라, 그리고 함께 먹는 사람에 따라 어제와 다른 하루가 채워진다. 음식은 때로는 단맛, 때로는 쓴맛으로 하루를 즐겁게 하고 위로해준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 같은 음식도 그 맛이 다르다. 맛에는 그 음식을 먹는 상황과 함께 먹는 사람이 있고, 그날의 분위기가 있다. 음식을 먹고 마시는 시간은 매일의 가장 중요한 시간 중 하나이다. 그런 시간 속에 담긴 맛과 생각, 함께한 사람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바쁜 일과 속 평범하고 소중한 조각을 음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