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Society 책 속 이야기: 사회

지도, 세계의 초상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제공: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Guimet, Paris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인류의 위대한 작품인 지도는 대지에 대한 무한한 지식을 선사하는 동시에 미지로의 여행에 초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도를 마주하면 한참 들여다보기도 하고 자신이 속한 땅, 가보고 싶은 지역을 찾아보곤 한다. 이제는 구글어스로 세계의 지형은 물론 먼 곳의 계절과 세세한 도시 풍경도 마주할 수 있는 첨단의 세상을 살아가지만, 타지로 여행조차 쉽지 않았던 과거 사람들에게 지도는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황금 열쇠이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보물상자 같았을 것이다. 그런 과거 사람들이 만든 지도의 정확도와 예술성은 현대인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더불어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기도 한다. 마냥 갇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 아시아인의 사고방식이 당시 그려진 지도로 인해 달라 보인다. 그들이 바라보던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넓은 세계를 상상하며 어떤 꿈을 꿨을까?

프랑스 파리의 국립 아시아 예술 박물관(기메)에서 열리고 있는 는 과거 여러 나라에서 제작된 세계지도를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당시 아시아인의 사고방식과 기술, 그리고 생활상도 엿보게 한다. 당시 무역을 위해 제작된 세계지도는 문화와 물건 등을 교환하기 위한 지침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양인들의 지도를 들여다보며 우리는 새로운 세계로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의 중심 히말라야, 아시아의 우주형상지도 자인Jaïn
모든 것은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곳이 어디건 자신이 속한 땅이 곧 세상의 중심이 된다. 오늘날 세계지도만 봐도 우리는 이러한 인류의 습성을 파악할 수 있다. 동양인의 세계 지도에는 아메리카 대륙이 언제나 오른쪽에 있다. 그러나 유럽인이 만든 세계지도에서 아메리카 대륙은 언제나 왼쪽을 차지하고 있어, 유럽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보인다.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둔 과거 유럽인에게는 예루살렘이 중심인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 존재하는 아시아는 세계의 끝이자 신비로움 자체였다. 그리고 19세기 인도인들이 제작한 우주형상도는 세상의 중심이자 우주의 배꼽으로 히말라야산맥 봉우리를 가리킨다. 이는 힌두교도들의 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봉우리를 중심으로 신과 인간, 그리고 악마가 분리되었으며, 산맥과 호수가 형성되었다. 메루산은 신의 거처였고 아나바탑타 호수는 신화 속 부다가 탄생한 장소이자 아시아 4개 강의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도인들의 자인 우주형상지도는 불교 문화의 물동이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으며, 동북아시아 문화에도 깊은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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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 Guimet, Paris / Photo © RMN—GP (MNAAG, Paris / Thierry Ollivier) / Photo © RMN—GP (MNAAG, Paris / Daniem Arnaudet) / Photo © BNF,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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