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 Art 책 속 이야기 예술

조춘만의 산업사진

에디터: 유대란
사진: ⓒ 조춘만, 워크룸프레스 제공

현대중공업 용접사에서 최고의 산업 사진작가가 된 조춘만의 이야기는 한국 근대화의 역사를 담고 있다. 그가 작품에 담은 산업시설의 현장은 한때 그 일부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목적지였고, 생계를 위한 고되고도 소중한 일터였고, 지금은 포착하고자 하는 미적 충동의 대상이 됐다.

현대인의 의식주를 이루는 거의 모든 것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공간의 건축 자재, 입고 있는 옷, 아침에 먹은 음식, 쉴 새 없이 들여다보는 휴대기기,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오기까지 모두 한 군데 이상의 공장을 거쳤을 것이다. 하나의 공장에서 가공된 것은 다른 공장으로 이동해서 새로운 것이 되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기계가 다른 공장을 짓는 데 쓰인다. 좋든 싫든 우리의 삶은 공장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됐다.

대부분의 산업과 그것의 기반이 되는 거대한 기간산업이나 국가사업들도 마찬가지로 복잡한 시설망과 다층적인 가공단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공장을 비롯한 산업시설물은, 그것을 환경위기와 노동착취와 결부 짓든 근대문명의 자축할 상징으로 여기든, 대부분의 머릿속에서 둔탁한 고철덩어리들의 집합으로 희미하게 그려질 뿐, 거기서 삶과의 연관성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은 삶과 물리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며, 최대한 그래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거기서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사진작가 조춘만의 작품은 공장에 대한 이런 우리의 고착된 관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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