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정답 없는 질문의 의미,
소설가 임현

에디터: 박소정
사진: 신형덕

살아가며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을 나누는 법을 배운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따르기만 하면 되는 사회에 개인이 살아남는 보편적 방식이다. 하지만 애매한 순간은 늘 찾아오는 법,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과연 이타적인 사람은 존재할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이 그렇다. 올해 「고두」로 젊은문학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소설가 임현의 소설집 『그 개와 같은 말』에서 위와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미래의 가능한 세계와 현재의 불가능한 세계 사이에 펼쳐진 10편의 단편 속에서 그동안 관성에 젖어 보낸 일상과 그 속에 곁든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14년 등단 이후 첫 소설집이 나왔어요. 등단작이 표제작으로 나와서 더욱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이번 소설집으로 선보이기 전에 올해에만 몇 차례 선집 형식으로
책이 나왔어요. 그때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서 이번에는 기쁨이 좀 반감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책이 나오니까 ‘리셋’된 것처럼 기분이 좋더라고요. 책을 받자마자 명절을 쇠느라 한동안 집에 있다 보니 가족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는데, 저희 어머니는 몇 번 보시더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첫 책이다 보니 아직까진 주변에서 긍정적인 평을 많이 해주는 것 같아요.

소설집에 담긴 열 편의 단편 중에 「그 개와 같은 말」을 표제작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소설집이 나오기 전에 「좋은 사람」과 「그 개와 같은 말」 중에 어떤 걸 표제작으로 할지 고민했어요. 작품에 대한 애정도로 보자면 「좋은 사람」에 좀 더 무게가 실렸었는데, 평을 써 주신 황현정 평론가님과 얘기하다 보니 아무래도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면에서는 「그 개와 같은 말」이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고두」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합리화에 능한지 뚜렷하게 드러나는데요, 어떤 계기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나요?
제가 쓴 소설 중에 「고두」의 캐릭터가 가장 선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이야깃거리를 얻는 편이에요. 이 소설도 한 술자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갑자기 구상하게 됐어요. 그때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분명 옳고 논리적인 말인데도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좀 더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뿐만 아니라 저도 누군가에게 틀리다는 걸 알면서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주장하려 할 때가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런 것들이 문제로 보이기 시작해서 이야기를 쓰게 됐죠. 그때 목표는 단 한 가지였어요. 좀 거칠게 얘기하자면 ‘논리적으로 개소리하는’ 사람을 그려보자는 생각이었죠. 글을 쓰면서도 자기합리화라는 게 큰 함정이라는 걸 느꼈어요. 한번 빠져버리면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이 안 서고 감정적으로 틀린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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