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전통과 미래를 연결하는, 수놓은 건축물 바이외 미디어 도서관

에디터 서예람,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 Didier Boy de la Tour

프랑스 북서부의 노르망디Normandy 지방의 소도시 바이외Bayeux. 자갈로 되어 있는 도로와 목재 가옥들, 고딕 양식의 성당이 우뚝 솟아 있어 중세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68m 길이의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istry다. 프랑스의 디자인 그룹인 세레로 아키텍트 얼바니스트Serero Architectes Urbanistes는 최근 바이외 미디어 도서관Bayeux Media Library을 완공했다. 빛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이 도서관은 바이외의 역사적 뿌리가 되는 도심 구역과 새로 떠오르는 신도시 구역을 연결하는 문화공간이다. 이 건물의 독특한 특징인 건물 북쪽 면의 가로로 길쭉한 ‘건축적 자수’는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인 바이외 태피스트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자수를 이루는 색실은 건축적으로 전유되어 색색의 길쭉한 관이 되었다. 통유리로 된 벽면 뒤에 걸려 있는 이 색실을 통과하여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바이외 미디어 도서관은 도시의 역사적인 중심지와 미래 유망 지역을 잇는 도로 근처의 탁 트인 녹지대에 위치한다. 건물이 투명하기 때문에 서적과 멀티미디어 자료를 열람하는 방문객들은 마치 자신이 어느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느낌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수평으로 늘어선 건물에서 공공 공간은 1층에만 배치되어 있다. 건물 전체는 경계가 없는 하나의 거대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은 직물처럼 그것을 구성하는 작은 구획들로 짜여 있다. 5×5m의 구획에 맞추어 책장과 탁자, 열람 공간들과 방들이 정렬되어 있다. 건물 정 중앙에는 10×10m의 녹색 안뜰이 배치되어 넓게 수평으로 퍼진 모양의 도서관 가장 안쪽에 있는 공간들이 너무 어둡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구성된 건물은 매우 투명하고 간결한 공간이며, 그 때문에 이용자에게도 편리하다. 이 도서관 전체의 시각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호는 글자 ‘X’이다. 이 건물의 모티프인 X는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교차점으로서의 정체성, 자수의 한 땀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바이외 지역의 전통적인 목재 가옥에 사용되는 십자 모양도 떠오르게 한다. 건물을 이루는 구획이 만나고 있는 구석 구석에서 이 X 모양을 찾아볼 수 있다.

June20_SpecialReport_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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