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인류를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은 무엇인가,
모건 도서관&박물관(The Morgan Library & Museum)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모건 도서관 & 박물관 © The Morgan Library & Museum

뉴욕이라는 도시는 여러 문화와 인종, 그리고 사상들이 얽혀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세계다.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포부를 안고 뉴욕에 발을 내디뎠고, 산업혁명 당시 뉴욕의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던 연기들은 뜨거운 야심으로 가득한 도시의 초상이었다. 뉴욕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전 세계의 모든 문화들이 서로 만나고 세계에서 가장 멋진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뉴욕은 진취적인 에너지가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가며 이루어놓은 새로운 세계 뉴욕, 그 한복판에는 뉴요커들의 문화를 담당하는 전당이 있다. 바로 모건 도서관과 박물관이다.

다른 시대, 다양한 스타일, 사람들을 모으는 건축
역사와 현대 건축이 복잡하게 얽힌 뉴욕 중심부에 위치한 모건 도서관과 박물관은 미국의 전설적인 금융가 피어폰트 모건(Pierpont Morgan, 1837~1913)의 개인 컬렉션들로 시작했다.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다방면에 지식을 갖춘 모건이었지만 그는 엄격한 의미에서 학자나 감정가는 아니었다. 단지 예리하고 직관적인 눈으로 광범위한 분야의 작품들과 책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을 뿐이다. 1890년대 초에 모건은 계몽 서적과 문학 서적,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필사본들, 오래된 초판 인쇄 책들, 마스터 도면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출중한 수집가이자 문화 후원자가 되었고 모건 도서관과 박물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의 전당 중 하나로 독창적이고도 국보급의 예술과 문학, 음악, 그리고 역사적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오늘의 모건 도서관과 박물관은 뉴욕 한 블록의 절반을 차지하며 서로 다른 시대에 다른 스타일로 지어진 건축물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건축가 찰스 맥킴(Charles McKim)이 피어폰트 모건의 개인 도서관을 짓기 위해 비밀의 궁전 같은 구조로 디자인한 것이다. 모건 도서관은 피어폰트 모건이 거주하던 36번가 매디슨애비뉴에 1902년에서 1906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지어졌으며 이곳은 그가 생존하던 당시에도 꽤나 알려진 건물이었다.

모건 도서관은 희귀한 자료의 저장소 그 이상의 공간이었다. 장엄하지만 친밀함 모습을 간직하는 건축물의 구조는 보유한 자산의 성격과 위상을 반영하고 있었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이탈리아 궁전의 모습을 갖춘 세 개의 방으로 시작된 이곳은 미국 최상의 우아함을 상징하는 완벽한 본보기가 되었다. 피어폰트가 별세하고 11년 후인 1924년, JP 모건 주니어(1867~1943)는 모건 도서관이 개인의 소유로 남아 있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도서관을 학자들에게 제공하고 공공기관으로 변환하여 국민 모두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국민을 위한 대규모의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 했던 부친의 꿈을 이룬 것임과 동시에 미국 역사상 가장 중대한 문화 선물 중 하나로 꼽히는 사건이었다.

맥킴에 의해 디자인된 섬세하고 연약한 인테리어 구조는 공공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는 개인 도서관이 공공장소가 되는 시점에 생겨난 우려였다. 모건은 공간이 갖춘 본연의 스타일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새롭고 견고한 디자인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그 작업은 몇십 년에 거쳐 이루어졌다. 1928년, 36번가 매디슨애비뉴 모퉁이에 위치한 피어폰트 모건의 집은 도서관의 별관으로 교체되었으며, 도서관의 본관 건물과는 갤러리로 이어져 설계되었다. 그 뒤를 이어 1988년,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37번가 매디슨애비뉴의 브라운스톤에 위치한 잭 모건의 전 거주지가 복잡한 대규모의 공사를 거쳐 도서관에 합류했다. 그리고 1991년에는 모건 캠퍼스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든코트가 건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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