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19

이토록 아름다운 책의 철학서라니요!

Editor. 지은경

지난달이 1월 아니었나요? 시간 참 빠르네요. 벌써 1년의 중간에 도달했네요.
역시 책은 옳습니다. 암요, 옳고 말고요.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유유

지금 우리 삶에서뿐 아니라 그 어디에서나 책은 모든 지식과 학문의 시작을 이루는 알파와 오메가다. 그리고 책과 친밀히 지낼수록 그 사람은 삶의 총체성을 깊이 있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자는 스스로의 눈만이 아니라 셀 수 없는 이들의 영혼의 눈으로, 그들의 놀라운 도움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헤쳐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에 관한 찬사로 가득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의 감개무량한 행복감을 적은 서문부터 동화, 릴케의 시, 프로이트와 플로베르, 스탕달과 타고르, 조이스와 발자크 등 수많은 작가의 작품을 매우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문장들 속에서 책에 대한 애정이 흠뻑 묻어난다. 또한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과 경험이 적절하게 가미되어 더욱 큰 매력을 발휘한다. 책 리뷰가 좋은 이유는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나 해당 책과 전혀 무관한 사람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상황에서 책을 읽고 필자가 느낀 상황을 글로 읽게 되면, 나 또한 그와 같은 감정의 변화나 마음의 동요를 경험해보고 싶어 결국 책을 손에 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요즘 말로 흔히 “리뷰 읽고 낚였다”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책, 예를 들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기필코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지독히도 길고 무거우며 또 어려운 책이니만큼 읽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까지 친절하게 묘사한다. 책을 읽는 동안 겪게 될 고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작가의 성격이나 작가가 가진 삶의 방식과 철학에 대해서도 펼쳐놓는다.
너무도 많은 양의 책이 매일 쏟아지는 오늘날 책의 존재는 어쩌면 위축되고 그저 하나의 사물이나 장식품 정도로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책 읽는 행위 자체 또한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책은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또 아무리 진보적 기술이 세상을 들었다 놨다 설친들, 아직까지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이자 인간을 비로소 인간이게 만들어주는 가장 인간다운 사물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한 세기를 앞서 살았던 작가의 글이 긴 시간이 흐른 후,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밝힌다. 과연 시간을 초월하는 책에 관한 찬사이자 철학이다. 최근 읽은 책 리뷰 중 이렇게 재미있게 금방 읽고 이리도 강하게 설득당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제임스 조이스와 발자크를 만나러 서점에 가야겠다.
우리가 겪는 모든 확장의 주요한 부분, 소위 말하는 ‘자신을 넘어서고자 하는 갈망’, 우리 본질의 가장 훌륭한 점인 이 모든 거룩한 갈증은 늘 새로운 체험을 우리 안으로 받아들이도록 고취하는 책의 기지에 빚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