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세상의 모든 책방

오키나와에서 책방들을 다녔습니다

에디터: 지은경, 최성인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라는 책이 국내에 출판된 이후 오키나와와 책을 연관 짓는 이런저런 SNS 활동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오키나와를 떠올리면 아름다운 바닷가와 멋진 석양, 미군기지,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먼저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아무래도 휴양지와 책을 연관 짓는다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키나와는 일본의 출판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전체를 통틀어 지역당 가장 많은 수의 작가를 배출한 곳이 바로 오키나와다. 그래서일까, 오키나와에는 크고 작은 서점이 매우 많다. 작고 작은 상자 속에 우주를 담는다는 일본인들, 그들의 책과 관계된 아기자기한 삶을 오키나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라라 헌책방 Urara
오색찬란한 과일, 바다의 풍요로움, 관광객과 상인들로 붐비는 활기찬 재래시장. 한쪽 작은 공간에 뜻밖의 상점이 하나 있다. 바로 헌책방이다. 매우 비좁은 가게지만 오키나와와 관계된 헌책들이 2,500여 권 넘게 빼곡히 쌓여 있다. 책방 입구에 앉아 종일 무언가를 집필 중인 주인장은 사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바로 효형출판사에서 나온 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의 저자 우다 도모코이다. 2011년 오픈한 이 작은 서점은 고기와 가다랑어, 우산, 옷 등을 판매하는 시장에 자리해 있다. 한국에 책이 소개된 이후 이곳은 한국인들이 오키나와에 방문하면 꼭 한번 가보는 명소가 되었지만, 주인장은 일본어를 잘 아는 한국인이 아니라면 판매할 수 있는 책이 없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신 가게에서 만든 손가방이나 엽서 등을 구입할 수는 있다. 가게의 좁음과 더위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 책방을 꼭 들러보자.
Ichiba no Furuhonya Urara
Okinawa-ken, Naha-shi, Makishi, 3-3-1
urarabooks.ti-da.net

폴라리스 Polaris
다다미 6장 정도 크기의 매우 작은, 그것도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방에 만들어진 폴라리스는 2016년 문을 연 새내기 서점이다. 올리브 나무와 아름답고 소박한 벤치가 있는 작은 마당을 지나 Polaris라고 쓰여진 간판 옆 문을 열면 아이들이 하루종일 머물기 좋아하는 작은 비밀의 방이 눈앞에 펼쳐진다. 300권의 그림책과 주인장에 의해 선별된 사진집들이 있으며 각종 사진 전시와 그림 워크숍, 연극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이곳은 어찌보면 책을 파는 공간이라기보다,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찾아와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무한하게 만들어내는 장소 같다.
Okinawa-ken, Nago-shi, Yabu, 37
bookpolaris.ti-da.net

코토코토 Cotocoto
2007년 오픈한 코토코토 서점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2015년에 바다 근처로 이사 와 50년이 넘은 민가를 서점으로 개조해 훨씬 더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물론 태풍이 찾아오면 조금 힘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오래된 목조 건물의 아늑한 느낌은 이곳만의 멋진 자랑거리다. 1,500여 권의 책이 매장에 있으며 창고에는 1만여 권의 책이 보관되어 있다. 주로 미술전시 도록과 공예 관련 서적, 사진과 영화 서적, 그 외에도 다양한 예술서적을 비치하고 있다. 서점 2층은 작은 전시장으로 조각과 회화, 설치 전시가 주로 열린다. 그 외에도 독서 모임이나 예술가 토크 등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개최한다. 올해는 오키나와 서점들의 사진전을 개최하며 전후의 서점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Okinawa-ken, Naha-shi, Matsuo 2-21-1
www.books-cotocoto.com

호코리 Hoccorie
작지만 아름답고 소박하지만 알록달록한 서점 호코리. 이곳은 우라라 헌책방과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어린이가 특히 좋아하는 서점이다. 오래된 하얀 나무 창틀을 넘어 들어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예쁜 풍경이 많은 사람의 발길을 모은다. 2013년에 문을 연 이곳은 약 500권의 그림책을 보유한 서점으로 0세부터 성인을 위한 이야기 그림책, 팝업책, 오키나와 그림책 등 다양하고 예쁜 책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 그림책 공간이지만 성인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며, 주인장의 마음에 들면 헌책도 함께 판매한다. 벼룩시장이나 만담, 전시 등의 여러 이벤트가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책을 구입하면 해주는 아름답게 포장해주는 것도 서점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Okinawa-ken, Naha-shi, Tsuboya, 1 Chome-7-20
hoccorie.ti-da.net
www.facebook.com/pages/Hoccorie/1374576126113895

september2017_Bookshop_05

Photo © Sebastian Schutyser

Please subscribe for more.